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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공사비' 없다더니...자재 빼돌린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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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권준범
run2u@tbc.co.kr
2024년 10월 08일

[앵커]
지난 8월 이 시간을 통해 대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시공사가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사비가 부족한 게 아니었습니다.

시공사가 아파트 공사 자재를 다른 현장으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집중취재 티타임, 박가영 기자입니다.

[기자]
완공을 앞둔 불교 어린이집 공사 현장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자재를 납품한 하청업체들이 대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공사를 발주한 동화사 측은 원청업체에 이미 공사 대금을 지급했다는 입장,

21억 원이란 돈이 어디론가 사라진 겁니다.

[동화사 관계자]
"동화사도 현재 이제 공사의 지연에 대한 배상금과 어린이집을 개원 못하는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원청업체가 다른 현장에서 공사 자재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CG]취재진이 입수한 어린이집의 철근 납품표, 문서번호와 발행일자, 현장 주소가 모두 같은데,

이상하게도 현장의 이름이 서로 다릅니다.[OUT]

[스탠딩]
"그렇다면 이 서류에 적힌 현장은 어디일지 찾아가 보겠습니다. 차량을 타고 20여 분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어린이집은 온데간데 없고 아파트 건축 현장이 나왔습니다."

이곳 역시 어린이집 원청업체가 시공한 현장입니다.

[아파트 공사장 철근 담당자]
"저는 이제 000(아파트) 현장이 들어올 철이 언제쯤 들어오는 걸 알고 있는데 그 날짜도 아닌데 전화가 오는 거예요. 어 이거 내거 아닌데 해서 000(시공사)에 물어요. 그러면 운전기사가 그 전화번호를 갖고 다시 다른 현장 동원어린이 집이라든지 그쪽으로 다시 이렇게 가는 거예요."

2022년 6월부터 1년여 동안 A 아파트 재건축 현장으로 청구된 철근 물량은 1,840톤, 그런데 실제 납품된 건 1,520톤에 불과합니다.

재건축조합 측은 나머지 320톤이 빼돌려지면서 조합원들이 낸 공사비가 다른 현장에 투입됐다고 주장합니다.

[A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
"어린이집하고 애견카페 부분을 공사한 부분을 00건설에서 조합 측에 대금을 청구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금액도 제가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데도 문제의 시공사는 아파트 공사비가 모자란다며 조합원들에게 80억 원의 추가분담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공사대금이 통째로 사라지고, 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자재까지 빼돌린 정황에 대해선 단순 착오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측 관계자]
"(철근 납품 서류의 현장명과 주소가 다른 건) 같은 업체가 일을 4개를 동시에 하다 보니까 생긴 어떤 업무의 실수고 착오고,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협의가 되고 있거든요. "

기약 없이 공사가 중단된 지 벌써 여러 달째,
마지막 내 집 마련을 꿈꾸던 6,70대 노인들과
공사 대금을 못 받은 하청업체들이 동시에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김남용/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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