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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단속 피하려다...40대 베트남 여성 추락사
남효주 기자 사진
남효주 기자 (hyoju3333@tbc.co.kr)
2024년 09월 26일 19: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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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대대적인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에 나선 가운데 불법 체류자 신분의 40대 베트남 여성이 단속을 피하려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근 공장에 단속을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숨는 과정에 발을 헛디딘 건데요

시민단체는 정부의 무리한 단속 기조가 화를 불렀다고 주장합니다.

(TBC) 남효주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경주시 외동읍의 한 공장입니다.

7미터 높이 가파른 낭떠러지 위에 추락 방지용 울타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오후 5시쯤 공장에서 일하던 40대 베트남 국적 여성이 이 울타리에서 떨어졌습니다.

[공장 관계자]
“어디 단속 나온다 이러니까 이제 자기도 혹시 걸리면 잡혀갈까봐...(공장 뒷편에 숨으려고)
낭떠러지로 가다가 떨어졌어요.”

추락한 여성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인근 공장에 불법체류자 단속이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 한 명이 서 있기도 힘든 울타리 뒤에 몸을 숨겼다 발을 헛디뎠습니다.

사고가 난 뒤 곧바로 119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결국 8일 만에 숨졌습니다.

[당시 출동 구급대원]
“산 계곡 사이에서 발견이 됐고, 머리 우측 측두부에 7cm 가량의 열상이 보였으며 출혈 및 부종이랑 우측 안와 쪽에도 반상 및 부종이 확인돼서 응급처치 후 이송을 실시했습니다.”

사고 당시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사고가 난 사업장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다른 공장에서 단속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주 외동읍에서는 지난 6월에도 임신 중이던 태국 국적 여성이 불법 체류 단속 과정에서 발목을 다친 뒤 강제 출국됐다 유산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단체는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정부의 무리한 단속 기조가 잇따른 사고를 부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춘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센터장]
“거의 사고 형태가 비슷합니다. 추락해서 사망하고, 뛰어서 달아나다가 심장마비가 오고, 이런 형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도 법무부나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 거죠.”

법무부가 오늘(어제)도 불법 체류자 문제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단속 과정에 잇따르는 사고는 당국의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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