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더 높은' 벤젠...측정망은 '부실'

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4년 09월 25일

[앵커]
달성군 산단 인근 주택가에서 '1급 발암물질' 벤젠이 고농도로 검출됐다는 소식, 집중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입수한 대구보건환경연구원 이동 측정 결과도 달성군 산단 지역의 벤젠 농도가 높게 나왔는데 특히 요즘 같은 가을이 더 높았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TBC가 입수한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의 달성군 지역 산업단지 벤젠 측정 결과입니다.

대기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해 달성1차산단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달성2차산단과 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산단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낮 시간 벤젠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CG-IN]
달성1차산단 벤젠 농도는 여름부터 상승해, 10월에는 세제곱미터당 3.5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팀 측정에서도 달성1차산단 벤젠 농도가 야간에 7마이크로그램을 기록한 걸 보면 유독 10월 측정치가 높습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단, 달성2차산단도 지난해 9월과 11월 사이 최고 2.58과 2.27, 1.89 마이크로그램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G-OUT]

연평균 기준치 5 마이크로그램에 못 미치긴 하지만 대구보건환경연구원 이동 측정은 대기 확산이 원활한 낮 시간대에 이뤄졌습니다.

밤이나 새벽엔 농도가 더 높을 가능성이 큰데
실제 대구가톨릭대 측정에서도 야간 측정의
상당수가 연평균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김현영/ 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만성흡입독성시험센터소장]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주거 지역에서 노출
기준 수준으로 측정되었다면 취급 사업장의 경우
에는 매우 높은 농도가 예측되므로 반드시 원인
규명이 필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설치된 환경부 공식 측정망인 달성산단 유해대기물질 측정소는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습니다.

[CG-IN]낙동강 인근 논공읍 남리에 자리했는데 달성1차산단 주택가와 직선 거리로 1.4km,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달성2차산단 인근 주거 지역과는 각각 4km와 8km나 떨어져 있어 산단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이 산단 주택가를 지난 뒤에야 측정되는 셈입니다. [CG-OUT]

대구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환경부에 측정망 확충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형재 /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이야기를 해서
산단 내 말고 인근에 있는 주택가도 앞으로
측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을이면 높아지는 달성군 산단 지역 벤젠 농도, 주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당국의 체계적인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CG 최성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