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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자살률 오르는데...문 닫은 '치료 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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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4년 07월 03일

[앵커]
대구의료원에 있는 자살 시도 환자 집중치료 시설이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비와 시비 63억 원을 들여 문을 연지
2년 만인데요.

전국 최초로 자살시도자를 치료할 24시간 대응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대구시의 지원금이 끊겨 병동 운영이 중단된 겁니다.

집중 취재, 안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의료원 본관 맞은편에 자리한
생명존중센터 건물입니다.

국비와 시비 63억 원을 들여 2년 전 문을 열었는데 자살 시도 환자를 긴급히 치료하는 게
핵심 기능입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치료받을 7개 병상 규모 위기관리병동은 불이 꺼졌고 입구엔 시멘트 포대와 페인트 통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병동 운영이 전면 중단된 겁니다.

센터 개소 당시 전국 최초로 자살시도자를 위한 365일 24시간 통합 위기 대응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데 비해 초라한 현실입니다.

대구시 지원 예산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정의관/대구시 보건복지국장]
(지난해 11월 시의회 예산안 심사 당시)
"지금 생명존중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10억이 필요한 예산입니다. 그런데 아마
재정 총괄부서에서 시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일단 이 부분이 삭감된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 의료원에서도 시에서 지원이 안 될 경우에 대비해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자구책은 없었습니다.

해마다 1백억 원 안팎의 적자에 허덕이는 대구의료원은 위기관리병동의 전문의와 간호인력 인건비를 시 지원금에 의존해 왔는데 지금은
속수무책입니다.

[배문주/ 대구의료원 진료처장](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
"생명존중센터는 사실 공익사업이거든요, 이게 무슨 절대 돈이 되는 사업도 아니고, 그리고 전국에서 우리 병원 사업이 좋다고
벤치마킹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시 이걸(지원금을) 좀 살려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지난해 위기관리병동 입원 환자가 4백 명을 넘을 만큼 이용자가 적은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대구시는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민간과 대학병원에 3개 병상을 확보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의관/대구시 보건복지국장](지난 2일)
"대구의료원에서 운영하던 정신 응급 병상을 전문의 확보라든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서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대책으로 민간병원 2곳에 24시간 정신 응급 병상을 확보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세운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방향과 맞지 않는 데다 공익사업을 민간에 떠넘겼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대구의료원이 운영하는 대구정신병원에 그 업무를 이관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병원에 위기관리 병동을 맡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공공의료의 후퇴고 생명존중과 역행하는."

자살률이 OECD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에서도 대구의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해마다 오르는 상황입니다.

[CG]
특히 2022년 기준 10만 명 당 자살률은 27명으로 전국 8개 특광역시 가운데 두번째로 높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꼽은 가운데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대구시의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고대승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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