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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에 코스트코까지'....17년 만에 추모 공원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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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양병운
yang@tbc.co.kr
2024년 06월 26일

[앵커]

추모 공원은 대표적인 기피 시설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하기 일쑤죠.

그런데 포항시에선 오히려 7개 마을이
유치전을 펼쳤고 결국 구룡포읍에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났습니다.

17년 표류했던 사안이었는데, 어떻게
추모 공원이 주민들에게 유용한 시설로
바뀌었는지 양병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룡포항에서 2km 남짓 떨어진 눌태1리입니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 10경 중 하나로 꼽은
호미곶에 있는 이 마을에 포항시 추모 공원인
'영일의 뜰'이 들어섭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추모 시설 건립에 반발하는
것과 달리 주민들은 환영 일색입니다.

[안주석/ 구룡포읍 개발자문위원장]
"하나된 목소리로 추모 공원 유치에 대해서 적극적이었고 그 무엇보다도 특히 이장협의회나 지역보장협의체 각 단체의 회장님들께서 앞장서서 같이 행동을 해주셨기 때문에..."

사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포항시립화장장은 일제 강점기인 1941년에 건립돼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장 오래된 화장 시설입니다.

[스탠딩]
문제는 이곳의 화장로가 3기뿐이어서 장례가 몰릴 경우 유족들이 인근 시군의 시설을 이용하거나 아예 장례일을 늦춰야 할 정도로 포화 상태라는 겁니다.

포항시가 2007년부터 새 화장 시설 건립에
나섰지만 번번이 주민 반대에 막혔습니다.

그래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전체 면적의 80%를 공원으로 만들고 로컬푸드 판매장을 비롯한 수익시설과 체육시설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주민 지원 기금 40억 원에 화장시설 사용료의 20%를 30년간 주고 대형 유통회사 코스트코 입점까지 내세웠습니다.

그랬더니 지난해 9월 7개 마을이 후보지
공모에 신청해 막판까지 유치전을 펼쳤습니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경제성, 토지 활용성, 환경적 영향과 지역 주민의 추진 의지 등 민원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신청 부지 중 최적 부지를 선정하였으며..."

2028년 말 완공 예정인 추모 공원은
33만 제곱미터 규모로 만들어집니다.

화장로 8기와 장례식장, 2만 기 규모의 봉안시설을 갖추고 박물관이나 고인돌 문화공원 등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포항시는 이번 공모에 탈락한 지역에도
주민 위로와 화합 차원에서 3억 ~ 4억 원 상당의 숙원 사업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TBC 양병운입니다. (영상취재: 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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