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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 동상' 한밤 철거...논란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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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4년 04월 24일

[앵커]
70억 원이라는 거액의 세금 낭비 논란을 부른 대구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동상이 결국 한밤중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7년 전 동상이 들어설 때부터 역사 왜곡과 친일 미화 비판이 제기됐는데 철거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달성공원 입구에 7년을 자리했던
순종 황제 동상이 철거되기 시작합니다.

무게 5백 kg의 동상을 크레인에 고정한 뒤 천으로 감싸 그대로 들어 올립니다.

하지만 발목 부분이 흉측하게 잘려 나가 논란이 커졌고 지금은 천을 덮어 가린 상태입니다.

[이준/황손(의친왕기념사업회)]
"큰할아버지의 다리를 자르고 크레인으로 대롱대롱 매달아서 올려놓은 모습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행정적 절차의 문제는 없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순종 황제 후손 측은 동상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직접 옮기겠다고 사전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동상은 철거업체의 창고로 옮겨졌습니다.

[이동진/ 대구 중구 재생지원팀장]
"지속적으로 논의를 한 후에 친족회 측에 (동상이)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조율을 해보겠습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대구 순행을
기념한다며 대구 중구가 혈세 70억 원을 들여 만든 순종 동상과 어가길,

하지만 역사 왜곡과 친일 미화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항일 민심을 누르기 위해
순종을 앞세워 대구를 찾은 수치스런 역사를
관광화하는 게 적절치 않고 순종의 복장도
왜곡됐다는 내용입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침략을 하기 위한 사전 단계에 행위가 많아요.
그중 하나가 순종 데리고 남순행 한 거거든요.
지금 와서 우리 세금으로 그걸 미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순종 미화가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 미화이고
식민지 지배 미화라고 해서 저희는 계속 반대했던 거죠.“

여기에다 교통 불편 민원까지 빗발치면서
결국 세금 4억 원을 더 들여 철거한 겁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철거를 환영했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친일 미화와 역사 왜곡이 잘못된 주장이라는 정반대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토 히로부미 자진 사임을 가져온 순행이었다. (그런데) 나라 뺏긴 황제라고 편견 가지고 보는 거죠. 한쪽 얘기만 듣고 그렇게 졸속으로 했는지, 많이 유감스럽습니다."

거액의 혈세가 투입된 순종 황제 동상,
하지만 만들 때나 철거할 때나 시민사회의 충분한 공감대 없이 강행한 졸속 행정으로 남았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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