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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전야' 지하상가...합의는 커녕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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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호 기자 (3h@tbc.co.kr)
2025년 01월 23일 2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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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 반월당과 봉산 지하상가가 앞으로 한 달 뒤면 대구시 소유의 공공시설로 귀속됩니다.

현 점포주의 재산권과 상인들의 영업권이 모두 사라지는 건데, 이 때문에 설 대목을 앞둔 지하상가가 사실상 '폭풍 전야' 상태입니다.

대구시가 5년 유예 기간을 해결책으로 내놨는데, 점포주와 상인 갈등이 오히려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한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중심부 핵심상권인 반월당 지하상갑니다.

점포정리 현수막이 줄줄이 내걸렸습니다.

[cg]
2005년 삼성물산 등 6개 민간업체가 이곳 지하상가를 조성한 뒤 대구시에 기부채납했고, 대구시는 이들 업체에 20년간 무상사용권을 부여했습니다.

업체들이 상가 사용 수익권을 일반에 분양해
일반인들 사이 매매 거래가 이뤄져 왔는데
오는 2월 28일이면 무상사용기간이 끝나 원칙적으로 모든 점포를 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른 점포주와 상인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대구시는 양측이 합의할 경우 5년 기간의 수의계약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합의 과정에서 점포주가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5평 남짓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은 점포주로부터 1억 원을 내라는 말을 듣고 합의를 포기했습니다.

[황정희/반월당 지하상가 상인]
"저희가 수분양자(점포주)들한테 피해를 준 게 아니란 말이에요. 피해를 준 게 아닌데 저희한테 피해를 보상해 달라고 요구를 해요. 상인들은 그럼 어디 가서 피해 보상을 요구를 해요. 이건 너무나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고..."

절박하기는 점포주도 마찬가집니다.

1억 원을 요구했다는 이 점포주, 노후를 대비해 3년 전 수억 원을 들여 점포를 양수했는데
고스란히 날릴 위기여서 최소한의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다른 점포주는 상인과 합의에 실패한 뒤 직접 영업하겠다며 대구시에 수의계약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분양대출금에 관리비, 또 대부료까지 감당하기 막막하다고 호소합니다.

[김정열/반월당 지하상가 점포주]
"제가 임대인입니다. 지금은 이제 대구시가 주인이고 저는 임차인이 됐습니다. 돈 7억을 넣고 그런 관계입니다. 상인하고 합의를 할 수 없는 조건을 내놓고 합의를 하라 그랬습니다. 싸움을 붙이는 겁니다."

[스탠딩]
"상호간의 합의를 내세운 대구시 원칙이 결국은 점포주의 투자 손실을 영세상인들의 주머니를 털어 채우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대구시는 원칙대로 수의계약 신청 대상자를 확정한 뒤 나머지 점포에 대해선 일반경쟁입찰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허주영/대구시 도시주택국장]
"수의계약 신청서의 서류를 확인하고 대상자를 확정한 다음에 수의계약 대상자 외 점포에 대해서는 일반경쟁 입찰 공고를 띄워서 2월 중에 마무리하고 3월 이관까지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관리 주체인 대구시설관리공단은 수의계약 신청 마감기한을 27일로 못박았습니다.

설 명절 대목을 맞아 시한부 영업 선고를 맞은 지하상가, 남을지 떠날지 운명의 순간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CG 변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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