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되는 산불에 주택 피해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산불 진원지인 의성에서는 귀촌인들의 집단 주거단지가 잿더미로 변해 안타까움을 낳고 있습니다.
집을 잃은 산불 피해지역의 이재민들은 열악한 대피소 생활에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의성의 한 캠핑장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애타는 주민이 소화 호스를 갖다대고 물도 뿌려가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불길이 지나간 곳엔 건물은 온데간데 없이 뼈대만 남았습니다.
마당에 있던 작은 텃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지윤희/ 의성 고운마을캠핑장 사무국장 “불똥이 계속 날아왔습니다. 날아와서, 이거는 이제 더 이상 여기서 머물 수 없다, 대피해야겠다 싶어서...”]
이곳은 귀촌인들이 모여 살며 캠핑장을 운영하던 공간입니다.
의성군이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5년 전 국비와 지방비 1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뒤 싼 임대료로 분양했는데 귀촌인들은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거주하다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전체 25가구 가운데 19가구가 집을 잃었습니다.
[박진하/ 의성 고운마을캠핑장 주민“4년 살면서 이제 직장도 구하고 하다 보니까 거주할 곳이 없으면 일도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이렇게 살던 집이 불에 타 갈 곳을 잃게 된 이재민들은 대피소마다 넘쳐납니다.
불이 마을을 덮쳤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챙긴 건 속옷 몇 개와 약봉지뿐입니다.
고령자들이 대부분인데 쫓기듯 대피소로 온 이재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강순란/ 의성군 중리3동“힘들어요. (예전에) 다리가 부러져서 못 걸어서...”]
[박연례/ 의성군 중리3동 “산 다 탔지, 묘지 다 탔지, 걱정돼서 오기는 뭐, 몸만 살라고 왔다만 집 걱정이 태산 같지.”]
산불 지역마다 이재민이 워낙 많은데다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데 생필품도 넉넉치 않습니다.
[정명관/ 의성종합자원봉사센터장 "이재민들 생필품하고, 현재 산불 끄러 가는 진화대가 장시간 동안 산불 진화를 하다 보니까 집에를 다녀오질 못합니다. 그래서 양말, 속옷, 수건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이재민을 비롯해 현재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경북 북부 산불 피해지역 대피 인원은 1만 5천여 명에 이릅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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