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성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거센 바람을 타고 안동과 청송, 조금 전부터는 영양과 영덕까지 전방위로 확산됐습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상당수 지역에서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인명피해까지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북쪽으로 올라온 산불은 지금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턱밑까지 접근했고 안동 시민 전체에 대한 대피령도 내려졌습니다.
하회마을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정진명 기자,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안동 하회마을 앞에 나와 있는데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이제는 안동 하회마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불길이 바람을 타고 북진하면서 이곳으로부터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올라온 상태인데요.
진화요원들과 차량들이 현장에 전진배치되면서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산불진행방향과 이 곳 하회마을 사이에는 낙동강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고 있어서 불똥, 즉, 비화가 걱정입니다.
이 곳 하회마을에서 직선거리로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역시나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이 있는 만큼 밤새 산불과의 사투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회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안동시 전역에서 시민들의 대피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동시는 길안면을 시작으로 풍천면, 일직면, 남후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하다가 오후 5시 3분에는 산불이 안동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모든 안동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대피령을 발령했습니다.
이 곳 안동에서 산불을 피해 대피한 주민만 1천 1백여 명에 달합니다.
산불은 사흘 새 의성 면적의 10분의 1을 집어삼켰습니다.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68%대로 오늘 낮 진화율 대비 소폭 올랐습니다.
하지만, 산불영향구역이 1만 5천 헥타르로 늘었고, 전체 화선 279킬로미터 중 87킬로미터 구간에 대한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2022년 울진과 삼척을 삼켰던 대형산불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의성과 안동, 청송 지역 주민 5천 5백여 명이 대피했는데 청송 등 다른 경북지역 대피인원은 집계가 안된 상황입니다.
오늘 하루 교통 통제도 잇따랐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후 3시 58분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 나들목부터 청송 나들목까지 구간, 중앙고속도로 의성나들목에서 예천나들목 구간 양방향을전면 차단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도 중앙선 안동에서 경주 구간 열차운행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소방용수 공급을 위해 오후 8시부터 안동댐을 초당 80톤, 청송 성덕댐 초당 1.8톤 방류한다며 하천 인근 주민들은 대피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야간에도 최대풍속 초속 10미터의 강한 남서풍이 예보된 만큼 안동과 의성, 청송 주민들은 밤새 특보 상황과 긴급 안내 문자에 귀를 기울이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안동 하회마을에서 TBC 정진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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