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잡한 세상, 때로는 단순함이 주는 매력이 있죠.
아무 생각 없이 이른바 멍 때리며 볼 수 있는 전시가 대구미술관에서 개막했습니다.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추상미술의 거장 션 스컬리전으로 개막 전부터 이미 각종 SNS에서 화제를 모았던 전시입니다.
안상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로가 세로를 만나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색을 덧칠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극히 단순해 보이지만, 블록들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생생합니다.
겹겹이 쌓인 블록들이 이번엔 그림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오방색으로 알루미늄을 도색해 무려 38단, 3.8미터 높이의 거대한 구조물을 쌓아 올렸습니다.
모두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 션 스컬리가 대구미술관에서 선보인 작품들입니다.
[션 스컬리/작가]
"제 작품은 한국과 굉장히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정말 다양한 영향을 받은 융합의 복합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션 스컬리, 194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그는 추상미술을 폄훼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수십 년 동안 흔들림 없이 추상화 작업에만 매달려 왔습니다.
단순하거나, 기초적인 시스템, 또, 수수께끼 같고 불가사의한 논리에 끌린다는 그의 말처럼 수평과 수직의 색띠들은 그의 작품 세계를 대변합니다.
국내 국공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대구미술관에서 션 스컬리의 대규모 회고전이 개막했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기별 대표작을 비롯해 페인팅과 드로잉, 조각 등 신작까지 70여 점을 선보였는데, 개막 전부터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전시입니다.
[권미옥/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구체적인 형상에 있어서 내가 그것을 이해해야지만 되는 것이 아니라 추상에서는 훨씬 더 열려 있는 상태에서 감상자분들 스스로가 소화할 수 있는 그런 여백들이 훨씬 넓은 거죠."
대구미술관이 마련한 해외교류전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은 8월 17일까지 계속됩니다.
TBC 안상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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