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작가들의 작품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하죠.
격변의 1980년대를 살아간 작가들은 당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대구미술관에서 지금 우리가 지켜야할 게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권준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한 남성, 팔과 다리를 힘없이 늘어뜨렸습니다.
황망한 표정의 또 다른 남성이 꺼져가는 동료를 어떻게 해서든 일으켜 세우려 합니다.
1987년 6월 항쟁의 한 장면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작품은 1985년에 제작됐습니다.
제목도 '예감'입니다.
나뭇가지마다 요란한 확성기가 매달려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느 방향이 맞나, 모두가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1980년대는 이런 시대였습니다.
신군부에 대한 시민 저항으로 민주주의 토대가 만들어졌고, 수많은 희생을 대가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시대적 변화는 형식주의와 개념미술이 주도하던 국내 화단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적인 민중미술과 신구상미술로 성숙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에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졌고, 실험미술의 지평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대구미술관이 마련한 네 번째 대구포럼 '대구미술 형상의 소환'전에서는 노원희와 이강소 등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낸 작가들의 작품 70여 점이 선보였습니다.
[하지은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 "그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이러한 상황을 겪어낸 분들이 전하고 있는 메시지를 한 번 더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혼돈의 시간, 우리가 일궈낸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네 번째 대구포럼 전은 오는 6월 22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계속됩니다.
TBC 권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