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말 기습적인 꽃샘추위에 상주 지역 배 재배 농가 대부분이 배꽃이 어는 동해를 입었습니다.
피해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올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내년 농사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낙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귀농 12년 차, 상주에서 3만 6천여 제곱미터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이동춘 씨.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배나무를 살펴보는 이 씨는 한숨만 짓습니다.
지난 달 30일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등 사흘 연속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배꽃 봉오리 속 암술머리가 검게 변하거나 떨어져 버린 겁니다.
대부분의 배꽃이 이런 동해를 입는 바람에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
[이동춘 / 배 재배 농가 "살 길이 막막합니다. 기존에 들어간 비료, 농약 다 치고 예방 다 하고 했는데.. 배가 없더라도 농약은 계속 방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지난해 상주의 배 재배 면적은 473헥타르, 연간 생산량은 1만 4천여 톤입니다.
경북 전체 재배 면적 1천1백여 헥타르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피해 품종은 대부분 신고배인데 피해율은 평균 80%, 일부 지역은 90%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기온이 떨어지기 전 며칠 동안 상주의 낮 최고기온이 25도를 웃돌아 배꽃이 일찍 피면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원 / 상주 참배수출단지 회장 "암술인데 요것이 씨방을 만들거든요. 요것이 죽으면 수정이 안 됩니다. (여기 보면) 다 죽었잖아요. 새카맣고 요것이 없잖아요. 한 송이에 하나도 산 게 없죠."]
상주시는 이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꽃송이의 다섯 번째 이후 꽃까지 인공 수분 작업을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인수 / 상주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꽃송이의) 서,너 번째 화방(꽃)에 수정을 시키지만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번째까지라도 단 하나의 화방(꽃)이라도 살아 있다는 가정하에 인공수분을 해서 생육이 안정되도록 해주는 작업을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열매를 맺으면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년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까지 보장되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절반도 안 되고, 수정에 필요한 꽃가루와 인건비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올라 농민들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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