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에선 2022년 태풍 힌남노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냉천교를 새로 놓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면서 인근 청림동 상권이 죽어 상인들이 생존권 대책을 요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어찌된 이유인지 양병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심 시간 포항 청림동의 한 국밥집.
손님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인근 철강산단 회사 직원들이 몰려 와 줄을 서서 먹었을 정도였는데, 점점 찾는 발길이 줍니다.
[허순영/ 포항시 청림동(국밥집 운영) "예전에는 그래도 뭐 한 20명씩은 있었죠. 근데 지금은 전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문제가 되는 거죠."
28년 동안 했다는 이 음식점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청림동에 있는 음식점 100여 곳은 다 사정이 비슷합니다.
실제 한 음식점 세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억 2천만 원을 넘었는데, 하반기엔 9천여 만원으로 25% 줄었습니다.
[박용환/ 포항시 청림동 (음식점 대표) "이런 식으로 나가면 3년을 가보면 이거 완전히 폐허가 됩니다. 이 동네 자체도 폐허가 되고요."
원인은 지난해 11월에 시작된 냉천교 재가설 공사입니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5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을 때 냉천교의 좁은 교각 폭으로 물 흐름을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에 교각 사이를 넓히는 공사를 하는 겁니다.
문제는 공사로 왕복 8차로 였던 도로가 3차로로 줄어들어 하루 평균 차량 통행량이 3만 대에서 2만 대선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에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의 주 출입문인 포스코 3문에서 도로쪽으로 좌회전이 금지됐고 청림동 쪽으로 우회전도 막아 청림동을 가려면 크게 돌아가야 합니다.
차량 운행 시간이 예전보다 짧게는 7,8분 길게는 15분 더 걸립니다.
주요 고객인 철강산단 직원들이 점심 시간에 휴식 을 더 원하면서 오기를 꺼려 상권이 침체된 겁니다.
"청림동으로 향하는 우회전 없는 냉천교 공사 당장 수정하라, 수정하라, 수정하라"
상인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나흘 만에 2천 3백여 명의 서명을 받아 경상북도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문종철/ 청림동 상인회장 "첫째로 원하는 것은 지금 가교 설치입니다. 가교 설치고 그다음으로 우리가 좀 임시로 임시방편으로 바라는 것은 시내에서 구룡포 방향으로 2차선에 우회전 그리고 (포스코)3문에서 좌회전 그렇게만 해 주신다고 그러면 지금 이 상권이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질 거거든요."
공사는 2027년 6월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공사를 맡은 경상북도는 임시 다리나 도로 건설은 예산도 문제지만 물 흐름을 막아 수해 우려가 커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상인들이 요구하는 우회전 허용은 경찰과 포항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BC 양병운입니다.(영상취재 김명수 CG 최성언)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