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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맞은' 펜션단지...검게 변한 블루로드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4월 03일 21: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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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경북 북부 산불은 절경을 자랑하는 영덕의 동해안도 잿더미로 만들었는데요.

해안 트레킹 코스 '블루로드'로 유명한 이 지역은 펜션과 민박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데 피해 정도가 심각합니다.

박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다를 마주한 산등성이 마을이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변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온통 펜션 건물들입니다.

한 곳으로 들어가니 숙박동 20개 가운데 형체라도 알 수 있는 건 두 곳뿐입니다.

바비큐장은 쑥대밭이 됐고 타이어가 사라진 차량은 맥없이 내려앉았습니다.

불에 타는 건 온통 숯덩이로 변했고 남은 철 구조물은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펜션 업주 "(불난 다음 날) 집에 와서 보니 진짜 눈물만 나더라니까. 얼마나 속이 상해 울었는지 아세요, 여기 와서."]

이번 산불로 영덕 해안가에 밀집한 숙박업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까지 30여 곳이 영덕군에 피해 신고를 했고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더 늘 전망입니다.

소상공인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곳을 찾은 날, 업주들은 매달리다시피 합니다.

노후 생계를 위해 평생 모은 재산에 수억 원 빚까지 끌어넣었는데 망하게 됐다는 하소연입니다.

[김정옥 / 영덕읍 노물리 펜션 업주 "펜션 한다고 몇천만 원씩 (건물) 안에도 다 넣어놨는데 잿덩어리뿐이에요. 이자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먹고 살아야 하는 건 어떻게 되는지, 너무너무 막막하거든요."]

이들에게 지원되는 건 최대 3천6백만 원 주거비 보상과 소상공인 생계 안정비 3백만 원 정도입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과 특례보증 혜택이 있지만 업주들은 빚을 더 늘리는 데 부정적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출에) 10년 거치도 하고 쓰기에는 굉장히 편하게 해드리는데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내가 돈을 빌려야 되겠느냐 이런 저항감이 있으신 거 같아요."]

더구나 민박 업주 대다수는 사업자 등록을 안 해 소상공인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연간 180만 명이 찾던 트레킹 코스 '영덕 블루로드'도 크게 훼손돼 관광객이 언제쯤 돌아올지 막막합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지 일주일이 됐지만 이곳 블루로드에는 탄내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검은색 블랙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숲과 마을 사이로 산불이 휩쓴 흔적이 역력하고 데크와 표지판 곳곳이 녹아내렸습니다.

블루로드 가운데 최고 인기를 끌던 B코스 10.9킬로미터가 통제된 상태,

붕괴와 낙석 위험으로 안전 진단까지 필요해 복구에 얼마나 걸릴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태여서 숙박업주들의 절망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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