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의성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강원도 인제에서 의성까지 산불 진화 지원을 온 70대 기장 1명이 숨졌는데, 산림청은 한때 모든 산불진화헬기에 대한 운항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변 둔덕에 추락한 기체에서 연신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완전히 다 탔네... 어휴, 사람 어떡하나 저 안에..."]
헬기를 뒤덮은 화염은 동체를 완전히 태우고서야 꺼졌습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 1대가 추락한 건 낮 12시 50분쯤.
유일한 탑승자였던 조종사 73살 박모 씨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김영환/사고 목격자 "연기가 많으니까 (동체가) 안 보이더라고요, 소리만 들리지. 순간적으로 헬기가 추락해서 산으로... 저기 산에 있는 나무로 그대로 들이받았어요."]
사고가 난 헬기는 1995년 7월 생산돼 30년 가까이 운항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로, 담수 용량 1천200리터의 S-76 기종입니다.
강원도 인제를 출발해 의성 현장에 투입된 지 하루 만에 변을 당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와 항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일 산불 현장에 짙은 연무가 끼면서 진화 헬기들은 오전 늦게 순차적으로 진화 작업에 투입됐는데, 사고가 나자 산림청은 한때 모든 산불 진화헬기에 대해 운항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중앙산림재난상황실 관계자 "조종사 의견을 확인한 후 투입에 동의한 조종사에 한해 헬기를 투입하고, 헬기 보유사 자체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상 없는 경우, 긴급한 상황이니까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헬기 투입은 재개했지만 문제는 지금부텁니다.
의성에서 경북북부권으로 번진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는 사고 당일 기준 80여 대.
민관군 진화 헬기가 그야말로 총출동 상태, 인력과 장비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태형/구미대 소방재난안전과 교수 "효율적으로 헬기가 지휘가 안 되는 경우가 돼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요. 또 이렇게 헬기가 오랫 동안 활동을 하다보면, 헬기 정비 문제도 우려가 됩니다."]
인명 피해로 이어진 대형 산불.
주불 진화를 위해 동이 트면 진화 헬기들은 또 다시 이륙합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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