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흘째 계속된 화마는 주민들의 삶을 완전히 집어삼켰습니다.
산불이 재발화를 거듭하면서 과수밭이며 축사는 잿더미가 됐고, 매캐한 연기 속에 학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불길이 지나간 마을 현장, 박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맹렬한 산불의 열기에 바짝 타들어간 자두밭.
다음주면 뽀얗게 꽃봉우리를 틔웠어야 할 나뭇가지에는 시꺼먼 잿가루가 뒤덮였습니다.
밤새 불을 껐지만 인접한 산 능선을 타고 되살아난 불길 앞에, 밭 주인은 절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피해 주민 "전부 다 농사 짓고 살잖아요 여기. 그런데 농사를 뭘로 짓습니까, 과수원이고 산이고 다 타고 있는데... 올 농사는 전부 망연자실하고 있어요, 다 포기한 거죠."]
의성군에서 잠정 집계한 농작물 피해는 200여 헥타르, 자두와 사과밭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하룻밤 사이 축사 한 곳에서 돼지 700마리가 폐사하는 등 불길을 피하지 못한 가축과 시설 피해도 막심합니다.
"텅 빈 축사 그리고 보시는 것처럼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 불길이 지나간 마을 주민들은 당장 생존이 막막한 상태입니다."
[피해 농장주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죠, 뭐 어떡합니까. 산불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학교 현장도 멈춰섰습니다.
화선이 가까워지면서 의성 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 4곳이 휴업 또는 원격수업에 들어갔고, 학생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교육청은 산불 상황에 따라 추가 휴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순간의 실수로 시작된 화마가 주민들의 삶터와 일상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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