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고령 래퍼그룹인 칠곡군 '수니와 칠공주'의 새 멤버를 뽑는 공개 오디션이 열렸습니다.
75살을 넘은 할머니 6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랩과 애창곡 부르기, 막춤 실력 등을 평가했는데 저마다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정석헌 기자가 오디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힙합 모자와 선글라스, 번쩍이는 장신구에 이른바 짝짝이 신발을 갖춘 할머니들.
애창곡을 율동과 함께 멋드러지게 부르며 오디션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듭니다.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해 저문 소양강에 ~~"
노래 대신 젊은 시절 외웠던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등 시 2편을 낭송한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다음 관문은 막춤, 3분여 동안 끼와 열정이 넘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평가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평균 연령 77.5세인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긴장감 속에 받아쓰기와 글짓기 등 6개 영역에서 평가를 마쳤습니다.
총점 60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각 부문에서 두루 뛰어난 성적을 거둔 칠곡군 지천면 77살 이선화 할머니가 새 멤버로 뽑혔습니다.
[이선화 / '수니와 칠공주' 새 멤버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또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봉사할 일이 있어서 너무 좋고요. 또 어르신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저분들을 형님처럼 모시고 생활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박점순 / '수니와 칠공주' 리더 "어찌됐든 거기(신4리 경로당) 와가지고 우리와 같이 협조해서 잘해주면 최고지 뭐. 뭐라도 하자는 대로 하고 가자 하면 가고 오자 하면 오고, 그렇게 하면 최고지 뭐."]
선발되면 대구에서 칠곡으로 이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참가자를 비롯해 오디션에서 떨어진 할머니들은 아쉽지만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습니다.
[강정열/대구시 시지동]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도 미련없고 후회는 없습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렇게 도전한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합니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지난해 10월 별세한 '수니와 칠공주' 멤버 서무석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져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TBC 정석헌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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