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소독제를 공기 중에 뿌리면 인체에 해롭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 얼마 전 TBC가 단독 뉴스로 전해드렸는데요.
방역 종사자는 전신 보호구를 착용해도 유해한 것으로 환경부 연구 용역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관련 용역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남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역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늘 건강이 걱정입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소독작업이 많은 날이면 목이 따갑고 눈이 메말라 불편함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하루에 10곳이 넘는 곳을 돌며 소독제를 뿌리는 날이면 피부까지 가렵습니다.
[방역업체 종사자]
"장기간 할 때, 아니면 과량으로 분사를 할 경우가 있었어요. 그럴 때면 목이 따갑고 좀 더 많이 과할 경우 눈이 뻑뻑한 경우도 있었어요."
코로나19 소독제가 방역 종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용역을 통해 방역
종사자들의 소독제 노출 실태를 흡입과 피부 노출로 나눠 평가했는데, TBC가 연구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방역업체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코로나19 소독제 28종을 대상으로 소독제를 공기 중에 기계로 분사했을때 인체 유해 여부를 조사한 겁니다.
[CG]
유해지수가 1을 넘으면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인데 먼저 흡입 노출 조사 결과, 차아염소산나트륨 함유율 0.3% 이상 제품과
에탄올 제품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에탄올은 마스크와 방호복, 고글 등 전신보호구를 착용하더라도 노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방역 후에도 흡입량이 기준치의 7배를 넘었습니다. [CG끝]
방역 종사자가 소독제를 고압 분사했을 때는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 가운데 옥손 제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의 유해 지수가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에탄올은 고압으로 뿌렸을 때 유해지수가 1900까지 치솟았고,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되었던 염화벤잘코늄 역시 전신보호구를 착용하더라도 유해지수가 1을 넘었습니다.
[허용 /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교수]
"(염화벤잘코늄을 흡입하면) 폐 조직이 손상을 입어요. 폐 조직이 깨져요. 그리고 폐 조직이 죽을 수 있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폐에 염증이 동반이 돼요. 그러면 쉽게 말하는 폐렴 증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피부 노출 역시 유해성이 확인됐습니다.
에탄올과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물론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4급 암모늄과 염화벤잘코늄 성분의 소독제는 방역 중 몸에 묻어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탠딩]
"코로나19 사태로 엄청난 양의 소독제가 뿌려졌고 또 지금도 방역 현장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소독제 분사로 인한 유해성이 확인된 만큼 방역 종사자 건강 영향에 대한 추적 조사가 시급합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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