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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하더니 뒤늦게 불법?.. 오락가락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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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2년 11월 23일

[앵커]
대구 수성구 욱수골 봉암누리길에
새마을회 봉사단원들이 직접 조성한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불과 1년 전 구청장이 기념 식수까지 하며 장려했던 공원인데요.

최근 수성구가 불법 조성된 공원이라며 갑자기 공사 중지를 통보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남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욱수골 봉암누리길입니다.

나뭇가지 사이사이 자리 잡은 새집과
정갈하게 조성한 색색의 꽃밭, 자그마한 호수와 아담한 정자까지.

대구시도, 수성구도 아닌 고산1동 새마을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직접 설치하고 가꿨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수성구가 이곳이 불법으로
조성됐다며 갑자기 공사 중단을 통보했습니다.

회원들은 불과 1년 전 구청장이
직접 식수까지 하며 장려한 사업에 대해 갑자기 불법이라고 입장을 바꾸자 황당하다고 말합니다.

[황현덕 / 고산1동 새마을회장]
"그전에 우리는 구청장을 만나서 승인도 받고, 관련 부서장들하고 우리 새마을회 사무실에서 사용신청 허가서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을 다 한 상태였는데."

새마을회원들이 이곳에서 환경정비활동을
시작한 건 2020년.

무단 농경지를 정리하고 덤불과 고사목들을 제거한 뒤 기부금 6억 원을 들여 정비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휴일마다 이곳을 찾아 여가를 즐기던
인근 장애인 가족들은 물론 지친 몸을 잠시 달래던 등산객들까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문부영/ 신매동]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있죠. (거기서) 많이 쉬니까. 있는 것보다도 없어지면 서운하죠."

[정은/ 신매동]
"그냥 있는 게 낫죠. 왜 없애는데요?"
"(기자) 어떤 것 때문에요?"
"아니 거기 지저분하지 않고 조성 잘 되고 꽃 피고 그런 게 좋지 않겠어요?"

수성구는 사업 초기 꽃을 심거나 잡초를 뽑고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개선작업 일부를 허가해 줬지만 정자 설치나 호수 조성 같은 지나친 개발
행위가 이어져 공사 중지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승철/ 수성구 건설과장]
"하천 주변 개발에 대한 안전성, 그리고 주민 의견과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하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이런 검토와 협의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시행 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시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가꾼 쉼터가 행정당국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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