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어지는 의료대란에 경북에서만 벌써
공중보건의 50여 명이 차출됐습니다.
대부분 보건지소가 파행 운영에 들어갔고,
농어촌 주민들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공백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주민들을
김낙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영천의 한 보건지소입니다.
입구에는 공중보건의 파견으로 휴진한다는 안내문이 붙었고 텅 빈 진료실의 의자엔
흰 가운만 걸려 있습니다.
당장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 공중보건의가 순회 진료를 오는 날은
일주일에 두 번뿐, 주민들의 헛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천시 화산면 주민]
"의사들이 그것(파견) 때문에 어느날 오라고 해서 가니까 그 의사는 없고 딴 사람이 대리로 와 있더라고. 갔다가 헛걸음할 때도 있고..."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보건지소입니다.
보건의가 순회 진료하는 곳으로 환자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인당 하루 2곳 이상 순회 진료를 해야 하는 보건의들의 피로감도 점점 쌓여 갑니다.
[공중 보건의]
"연속된 진료가 아니다 보니 힘들다라는 단점도 있고 매일매일 다른 지역 보건지소로 아침마다 출장을 다녀야 되니까 운전 피로도도 좀 높아지는 중입니다."
영천시의 일반 공중보건의는 모두 10명.
이가운데 4명이 대도시 상급종합병원으로 파견을 가면서 남은 6명이 보건지소 11곳을 맡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보건의 7명의 복무기간이 이달 끝납니다.
[정유찬 / 영천시 보건위생과장]
"(환자들에게) 미리 전화를 드려서 헛걸음하지 않도록 사전에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공보의 수는 지켜야 하는데 지금 자꾸 파견이 이뤄지면 지방의 의료가 마비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정부의 3차례에 걸친 보건의 차출로
경북 지역 공보의 51명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빠져나갔습니다.
이때분에 시군 보건지소 160곳 대부분이
순회진료 같은 파행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경북도는 더이상의 파견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황영호 / 경상북도 보건국장]
"1.2.3차에 걸쳐 (공보의) 파견이 나갔지만 4차 추가 파견 요청은 가능하면 지양하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정부에) 충분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농어촌 의료 공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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