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의 비리문제를 밝힌다고 하는 언론은 다음 사항을 반드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 김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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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21 10:07
지역아동센터의 비리문제를 밝힌다고 하는 언론은 다음 사항을 반드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최근 지역아동센터의 비리문제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지역아동센터들이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아서 이를 유용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면서, 지역아동센터를 가만 둘 것이냐는 식의 기사들이 실리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모두가 이런 죄스런 모습을 보여 국민들 앞에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 참으로 간절하다. 무엇보다 아이들 보기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보도 된비위행위에 대한 우리협의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있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용납될 수 없다. 또한 그러한 행동에 대해서는 명명백백 그 사실들을 밝히고 진위를 파악해야 할 것이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협의회는 2000여 회원들, 152개 지회, 17개 지부들과 함께 깨끗한 지역아동센터, 투명한 지역아동센터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다.
그러나 그저 무릎 꿇고 사죄를 드려도 부족한 이 순간에 견딜 수 없이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과답답함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언론이 보도한 그대로 모든 지역아동센터를 비리의 온상으로만 몰아세우기에는 너무도 억울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되지 않은 사건 발생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2014년 6월24일자 경인일보에서 ‘가난한 아동 보조금 유용한 지역아동센터’라는 제목으로보도된 내용을 보면 성남, 시흥, 남양주, 구리 등 4개시 156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여, 3년간 자료를 모두 조사해 본 결과 총 28개소의 지역아동센터들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면서 지역아동센터를 아동 보호를 빙자한 비리센터라 칭하면서 나머지 128개소의 명예를 가차 없이 짓밟고 있다. 경인일보의 언론보도는 저소득 빈곤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아동센터들이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감사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
첫째, 문제가 된 내용은 정부 보조금을 센터의 임대료 납부 문제, 둘째, 차량 취․등록세 납부 문제, 셋째, 협회비 등으로 부당하게 지출, 넷째, 그 중 특히 10여개 센터는 운영자의 퇴직금 적립으로 보조금을 사용한 문제 다섯째, 이용 아동 중 수학여행을 떠난 아동들의 급식비를 허위 또는 부정으로 수령했다는 등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고 있다.
보도된 내용만으로 본다면 지역아동센터는 지금이라도 모두 폐쇄하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볼수 있는 또 다른 돌봄 시설을 국가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위 보도된 지역의 지역아동센터는 총 156개소이다. 그 중 28개소에서 지적사항들이 발생하였다는 것이고 이를 계산해 보면 전체의 약 18%에 해당하며, 조사된 자료가 총 3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연간 약 6% 정도의 센터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전체의 6%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면은 차치하더라도 그 내용을 깊이 봐야 할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내용들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대한 복지부 지침 및 규제사항들이 상기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악법도 법이므로 지켜야 마땅하겠지만, 공정한 언론이라면 이런 조항들이 악법적인 조항들이며, 일부 규제는 타 사회복지시설 대비 지역아동센터에만 적용되는 차별적인 규제임을 지적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심히 유감을 표하고 싶다.
첫째, 현재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들이 모두 월세 시장으로 돌아서고 있고,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월세들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는 시설과 관련하여 국가 보조금을 단 한 푼의 지원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원비를 받고 있는 어린이집들마저 국가보조금에서 월세를 내도록 지침을 개정한 사실이 있는데, 아동들이 거의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들은 아무런 시설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면 이는 시설장의 급여나 후원금에서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므로 적발이 되었던 경기도의 지역아동센터도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센터의 시
설장의 급여로 지급하고, 이 급여에서 임대료를 내도록 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아마도 회계처리가 서툴러 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악의적인 일로 보도되어야 마땅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센터 명의의 차량을 소유하거나 기를 받기도 한다. 이 때 차량을 등록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보조금이 아닌 후원금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보조금으로는 유류비 등의 지출은 허용하고 있지만, 취․등록세 납부는 금하고 있다. 하지만 센터 명의의 차량을 취․등록하는 비용은 제세공과금으로 사용이 가능해야 하고, 이는 수년 동안 복지부에 건의를 해온 사항이다. 그렇다고 취․등록세가 금지되어야 할 합리적 대답을 들은 적이 없다. 그냥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 소규모 영세한 지역아동센터들은 부족한 운영비를 보충하기 위해 지역사회 후원이 너무도간절하나, 이를 개별 기관의 처지에서 성사시키기 어려워 지역에서 자발적인 조직을 만들어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 중에 필요한 경비가 협의회 비용이다. 모든 사회복지 직능 시설등은 지역 및 전국 조직을 두고 있으며 각 조직의 활동과 규모에 맞게 자체 회비 금액을 산정하고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만 불법인 것이 현실이다. 특히 복지부는 국가 운영비의부족분을 지역사회 연계 및 후원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완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평가지표에도 지역사회 연계를 배정하고 있다. 그런 입장이면서도 복지부는 운영비가 모자란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운영비 보조금에서 지역아동센터 관련 연합 조직 등의 회비를 지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애매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을 개발하라 하면서 조금의 비용도 사용하지못하게 하는 현 상황이 과연 지역아동센터의 비리 문제인가? 아니면 제도의 문제인가?
넷째, 운영자의 퇴직금 적립 문제를 보면, 지역아동센터는 운영자들이 센터를 설립하여 직접 종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법적 명칭에 있어서는 고용자이지만, 수행하는 역할은 근로자인 것이다. 국가를 대신하여 아동을 돌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비영리 사업장이므로 장기간 센터를 운영하여도, 개인 자산의 증가가 결코 발생될 수 없다. 그런데 운영자이자 종사자인 이들 은 고용보험은 물론이고 퇴직금 적립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퇴직이나 산재를 당해도 개인적으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홀로 내동댕이쳐질 위험에 처해 있다. 오히려 이들의 사회적 노고를 인정해서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퇴직금 적립도 하지 못하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언론이라면 우선 관심 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아동 명단을 조작하여 급식비를 부정 수급했다는 12개의 센터를 보면, 급식비의 문제는 지난 9월 대구의 지역아동센터 비리 문제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고, 여러 번 언론의 도마에 오른 문제다. 도대체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사업에는 무슨 사연이 숨어 있어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지원사업은 한마디로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아동센터가 급식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동들이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무엇보다, 교육적 효과와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효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지원사업은 우리사회 여타 급식지원사업 대비 그 만족도와 효과성은 이미 검증받은 바이다. 그렇기에 우리 지역아동센터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를 할 수 없는 일들 중 하나가 바로 급식사업이라 말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사업은 이미 중앙정부에서도 포기하고 지방이양사업 떠넘겨졌으며, 이에 같은 나라에서 태어났어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각기 다른 급식비를 지원받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현
주소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급식비마저도 대부분 후불 정산이어서, 우선 지역아동센터가 식자재를 구매하고 조리를 해서 급식을 제공한 다음 급식을 지원받은 아동 수만큼 나중에 정산금액이 입금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만약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당일 식자재 구입을 30명분을 구입하여 급식을 준비하였다 하더라도 공교롭게 학교, 가정 또는 개인적 상황 등으로 아동의 출석률이 매우 저조하여 20명 정도만 식사를 했다면 지자체 급식비 보전의 원칙에 따라 20명분만 후불로 지원받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급식을 늘 부족하게 준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10명분의 급식비는 고스란히 해당 지역아동센터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이용아동의 출석률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은 계속해서 누적되어 지역아동센터 적자의 원천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다음은 9월 16일 TBC의 ‘보조금 횡령 의혹 잇따라’라는 제목의 뉴스이다. 본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첫째, 시설장이 생활복지사에게 지급되는 120만원의 급여 중 일부를 착복하고 그 중 일부분만 급여로 지급하였으며, 매월 시에서 지급되는 처우개선비 또한 한 번도 주지 않았다는 것과 둘째, 무료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정금액을 매월 이 용아동들에게 이용료를 징수하였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을 필요로 하는 언론으로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놓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더 들여다 보자.
첫째, 국가나 지자체는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의 급여를 별도로 책정하여 주는 일이 없다. 지역아동센터에 지급하는 국가 보조금의 85%내에서 종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권고안-146만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평균 급여를 살펴보면 시설장 126만원, 생활복지사 115만원에 그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3 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146만원은 말 그대로 권고안일 뿐이다. 언급한 것처럼 그러면서도 각 시설장들은 126만원의 급여에서 임대료 등 운영규정에서 보장되지 못하는 여러 부분의 어려움들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종사 자의 급여에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 타당할까?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일이다. 그 대안은 지역아동센터 급여에 대해 분리교부를 실시하고 인건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건비는 지자체에서 당사자 에게 직접 지급하고 지역아동센터에는 운영비와 프로그램비를 지급하면 될 일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이 누차 제안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제안마저도 현재까지 답이 없다.
더불어, 급식비 문제는 이용아동 등록 현안과 연결되어 있다. 현재 급식카드 도입을 통해 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지체가 있으나, 그 실효성에서는 확인된 게 없는 상황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은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상태이다. 이미 지역아동센터에 아동을 배치하는 업무는 지자체의 소관업무가 되었으므로, 여기에 퇴소를 지자체가 직접 담당하도록 한다면 제도적 보완은 충분해진다. 보호자들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싶으면 지자체나 드림스타트 등에서 신청을 하게 하고(이미 실행 중), 보호자에게 퇴소 시에도 반드시 지자체나 드림스타트를 통해 퇴소 과정을 진행하도록 한다면 더이상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명단을 의심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역아동센터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지자체에 보호자의 퇴소 희망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지자체가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지자체를 통해 아동명단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이다.
둘째, 지역아동센터들이 이용 아동들에게 금전을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대다수 지역아동센터는 이용아동 중 누구에게는 무료, 누구에게는 유료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시설장은 없다. 이 문제의 본질은 복지부 현 지침 상, 일반아동의 경우 5만원 이하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국가에서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니 일반아동들에 한해 이용료를 받아 운영에 보태라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역시도 국가가 지역아동 센터에 대한 지원을 분명히 하고 지역아동센터 이용을 무료 원칙으로 확립하여 부모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한다면 다시는 아동대상 금전을 요구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이 모두 거짓된 기사나 뉴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 협의회뿐만 아니라 현재 남은 지역아동센터들은 비록 직접 저지른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현재 의 비판을 달게 받고 더 나은 센터가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의 일방적인 언론 보도는 이미 국회와 시민사회를 자극하고, 이에 복지부는 내부고발용 사이트를 만들고 급식카드 도입 등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발전적 정책 개발보다는 감시중심으로 기능하게 하는 현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 언론 보도에서는 지난 10년간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동 돌봄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온 전국 4,000여 지역아동센터를
‘난립’이라고 기술하는 상황에까지 치닫게 되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 240만 명(교육부-복지부-여가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11만, 학교 돌봄 20만 등 총 30여만 명밖에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4,0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가 과연 난립이라 말할 수 있는가? 상기 보도 하나로 지난 10년간의 지역아동센터의 모든 활동은 폄하되었고 그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여 지역아동센터 모두를 참으로 유감스럽게 하고 있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현재의 언론 보도는 문제 핵심을 놓치는 것은 물론 대안과 대책도 없이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침소봉대하여 지역아동센터 전체의 명예에 심각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 이는 나아가 9천여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현재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11만여 명의 아동과 그 가족들의 명예까지 동반 실추시키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위임을 다시 한 번 밝혀두는 바이다.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과연 한 자루의 칼이 아닌 펜일 수 있음을 절감하며 매우 절실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이후로도 국가 정책의 불합리한 부분과 지자체의 지도감독이나 감사 등의 과정을 좀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더불어, 지역아동센터 관련 각 언론보도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차원에서 정당한 법적, 제도적 방안을 활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 종사자들에게 부탁드린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대한 언론의 최소한의 배려를 바란다. 차라리 우리의 모든 것을 샅샅이 들여다보라. 그리고 정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를 정확히 밝혀내고 이를 이끌어내는 참 언론의 모습을 제발 보여 달라.
2014년 10월 16일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최근 지역아동센터의 비리문제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지역아동센터들이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아서 이를 유용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면서, 지역아동센터를 가만 둘 것이냐는 식의 기사들이 실리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모두가 이런 죄스런 모습을 보여 국민들 앞에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 참으로 간절하다. 무엇보다 아이들 보기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보도 된비위행위에 대한 우리협의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있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용납될 수 없다. 또한 그러한 행동에 대해서는 명명백백 그 사실들을 밝히고 진위를 파악해야 할 것이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협의회는 2000여 회원들, 152개 지회, 17개 지부들과 함께 깨끗한 지역아동센터, 투명한 지역아동센터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다.
그러나 그저 무릎 꿇고 사죄를 드려도 부족한 이 순간에 견딜 수 없이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과답답함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언론이 보도한 그대로 모든 지역아동센터를 비리의 온상으로만 몰아세우기에는 너무도 억울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되지 않은 사건 발생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2014년 6월24일자 경인일보에서 ‘가난한 아동 보조금 유용한 지역아동센터’라는 제목으로보도된 내용을 보면 성남, 시흥, 남양주, 구리 등 4개시 156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여, 3년간 자료를 모두 조사해 본 결과 총 28개소의 지역아동센터들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면서 지역아동센터를 아동 보호를 빙자한 비리센터라 칭하면서 나머지 128개소의 명예를 가차 없이 짓밟고 있다. 경인일보의 언론보도는 저소득 빈곤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아동센터들이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감사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
첫째, 문제가 된 내용은 정부 보조금을 센터의 임대료 납부 문제, 둘째, 차량 취․등록세 납부 문제, 셋째, 협회비 등으로 부당하게 지출, 넷째, 그 중 특히 10여개 센터는 운영자의 퇴직금 적립으로 보조금을 사용한 문제 다섯째, 이용 아동 중 수학여행을 떠난 아동들의 급식비를 허위 또는 부정으로 수령했다는 등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고 있다.
보도된 내용만으로 본다면 지역아동센터는 지금이라도 모두 폐쇄하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볼수 있는 또 다른 돌봄 시설을 국가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위 보도된 지역의 지역아동센터는 총 156개소이다. 그 중 28개소에서 지적사항들이 발생하였다는 것이고 이를 계산해 보면 전체의 약 18%에 해당하며, 조사된 자료가 총 3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연간 약 6% 정도의 센터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전체의 6%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면은 차치하더라도 그 내용을 깊이 봐야 할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내용들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대한 복지부 지침 및 규제사항들이 상기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악법도 법이므로 지켜야 마땅하겠지만, 공정한 언론이라면 이런 조항들이 악법적인 조항들이며, 일부 규제는 타 사회복지시설 대비 지역아동센터에만 적용되는 차별적인 규제임을 지적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심히 유감을 표하고 싶다.
첫째, 현재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들이 모두 월세 시장으로 돌아서고 있고,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월세들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는 시설과 관련하여 국가 보조금을 단 한 푼의 지원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원비를 받고 있는 어린이집들마저 국가보조금에서 월세를 내도록 지침을 개정한 사실이 있는데, 아동들이 거의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들은 아무런 시설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면 이는 시설장의 급여나 후원금에서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므로 적발이 되었던 경기도의 지역아동센터도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센터의 시
설장의 급여로 지급하고, 이 급여에서 임대료를 내도록 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아마도 회계처리가 서툴러 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악의적인 일로 보도되어야 마땅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센터 명의의 차량을 소유하거나 기를 받기도 한다. 이 때 차량을 등록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보조금이 아닌 후원금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보조금으로는 유류비 등의 지출은 허용하고 있지만, 취․등록세 납부는 금하고 있다. 하지만 센터 명의의 차량을 취․등록하는 비용은 제세공과금으로 사용이 가능해야 하고, 이는 수년 동안 복지부에 건의를 해온 사항이다. 그렇다고 취․등록세가 금지되어야 할 합리적 대답을 들은 적이 없다. 그냥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 소규모 영세한 지역아동센터들은 부족한 운영비를 보충하기 위해 지역사회 후원이 너무도간절하나, 이를 개별 기관의 처지에서 성사시키기 어려워 지역에서 자발적인 조직을 만들어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 중에 필요한 경비가 협의회 비용이다. 모든 사회복지 직능 시설등은 지역 및 전국 조직을 두고 있으며 각 조직의 활동과 규모에 맞게 자체 회비 금액을 산정하고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만 불법인 것이 현실이다. 특히 복지부는 국가 운영비의부족분을 지역사회 연계 및 후원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완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평가지표에도 지역사회 연계를 배정하고 있다. 그런 입장이면서도 복지부는 운영비가 모자란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운영비 보조금에서 지역아동센터 관련 연합 조직 등의 회비를 지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애매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을 개발하라 하면서 조금의 비용도 사용하지못하게 하는 현 상황이 과연 지역아동센터의 비리 문제인가? 아니면 제도의 문제인가?
넷째, 운영자의 퇴직금 적립 문제를 보면, 지역아동센터는 운영자들이 센터를 설립하여 직접 종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법적 명칭에 있어서는 고용자이지만, 수행하는 역할은 근로자인 것이다. 국가를 대신하여 아동을 돌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비영리 사업장이므로 장기간 센터를 운영하여도, 개인 자산의 증가가 결코 발생될 수 없다. 그런데 운영자이자 종사자인 이들 은 고용보험은 물론이고 퇴직금 적립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퇴직이나 산재를 당해도 개인적으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홀로 내동댕이쳐질 위험에 처해 있다. 오히려 이들의 사회적 노고를 인정해서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퇴직금 적립도 하지 못하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언론이라면 우선 관심 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아동 명단을 조작하여 급식비를 부정 수급했다는 12개의 센터를 보면, 급식비의 문제는 지난 9월 대구의 지역아동센터 비리 문제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고, 여러 번 언론의 도마에 오른 문제다. 도대체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사업에는 무슨 사연이 숨어 있어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지원사업은 한마디로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아동센터가 급식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동들이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무엇보다, 교육적 효과와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효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지원사업은 우리사회 여타 급식지원사업 대비 그 만족도와 효과성은 이미 검증받은 바이다. 그렇기에 우리 지역아동센터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를 할 수 없는 일들 중 하나가 바로 급식사업이라 말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사업은 이미 중앙정부에서도 포기하고 지방이양사업 떠넘겨졌으며, 이에 같은 나라에서 태어났어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각기 다른 급식비를 지원받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현
주소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급식비마저도 대부분 후불 정산이어서, 우선 지역아동센터가 식자재를 구매하고 조리를 해서 급식을 제공한 다음 급식을 지원받은 아동 수만큼 나중에 정산금액이 입금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만약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당일 식자재 구입을 30명분을 구입하여 급식을 준비하였다 하더라도 공교롭게 학교, 가정 또는 개인적 상황 등으로 아동의 출석률이 매우 저조하여 20명 정도만 식사를 했다면 지자체 급식비 보전의 원칙에 따라 20명분만 후불로 지원받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급식을 늘 부족하게 준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10명분의 급식비는 고스란히 해당 지역아동센터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이용아동의 출석률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은 계속해서 누적되어 지역아동센터 적자의 원천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다음은 9월 16일 TBC의 ‘보조금 횡령 의혹 잇따라’라는 제목의 뉴스이다. 본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첫째, 시설장이 생활복지사에게 지급되는 120만원의 급여 중 일부를 착복하고 그 중 일부분만 급여로 지급하였으며, 매월 시에서 지급되는 처우개선비 또한 한 번도 주지 않았다는 것과 둘째, 무료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정금액을 매월 이 용아동들에게 이용료를 징수하였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을 필요로 하는 언론으로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놓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더 들여다 보자.
첫째, 국가나 지자체는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의 급여를 별도로 책정하여 주는 일이 없다. 지역아동센터에 지급하는 국가 보조금의 85%내에서 종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권고안-146만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평균 급여를 살펴보면 시설장 126만원, 생활복지사 115만원에 그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3 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146만원은 말 그대로 권고안일 뿐이다. 언급한 것처럼 그러면서도 각 시설장들은 126만원의 급여에서 임대료 등 운영규정에서 보장되지 못하는 여러 부분의 어려움들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종사 자의 급여에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 타당할까?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일이다. 그 대안은 지역아동센터 급여에 대해 분리교부를 실시하고 인건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건비는 지자체에서 당사자 에게 직접 지급하고 지역아동센터에는 운영비와 프로그램비를 지급하면 될 일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이 누차 제안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제안마저도 현재까지 답이 없다.
더불어, 급식비 문제는 이용아동 등록 현안과 연결되어 있다. 현재 급식카드 도입을 통해 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지체가 있으나, 그 실효성에서는 확인된 게 없는 상황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은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상태이다. 이미 지역아동센터에 아동을 배치하는 업무는 지자체의 소관업무가 되었으므로, 여기에 퇴소를 지자체가 직접 담당하도록 한다면 제도적 보완은 충분해진다. 보호자들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싶으면 지자체나 드림스타트 등에서 신청을 하게 하고(이미 실행 중), 보호자에게 퇴소 시에도 반드시 지자체나 드림스타트를 통해 퇴소 과정을 진행하도록 한다면 더이상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명단을 의심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역아동센터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지자체에 보호자의 퇴소 희망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지자체가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지자체를 통해 아동명단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이다.
둘째, 지역아동센터들이 이용 아동들에게 금전을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대다수 지역아동센터는 이용아동 중 누구에게는 무료, 누구에게는 유료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시설장은 없다. 이 문제의 본질은 복지부 현 지침 상, 일반아동의 경우 5만원 이하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국가에서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니 일반아동들에 한해 이용료를 받아 운영에 보태라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역시도 국가가 지역아동 센터에 대한 지원을 분명히 하고 지역아동센터 이용을 무료 원칙으로 확립하여 부모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한다면 다시는 아동대상 금전을 요구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이 모두 거짓된 기사나 뉴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 협의회뿐만 아니라 현재 남은 지역아동센터들은 비록 직접 저지른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현재 의 비판을 달게 받고 더 나은 센터가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의 일방적인 언론 보도는 이미 국회와 시민사회를 자극하고, 이에 복지부는 내부고발용 사이트를 만들고 급식카드 도입 등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발전적 정책 개발보다는 감시중심으로 기능하게 하는 현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 언론 보도에서는 지난 10년간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동 돌봄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온 전국 4,000여 지역아동센터를
‘난립’이라고 기술하는 상황에까지 치닫게 되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 240만 명(교육부-복지부-여가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11만, 학교 돌봄 20만 등 총 30여만 명밖에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4,0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가 과연 난립이라 말할 수 있는가? 상기 보도 하나로 지난 10년간의 지역아동센터의 모든 활동은 폄하되었고 그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여 지역아동센터 모두를 참으로 유감스럽게 하고 있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현재의 언론 보도는 문제 핵심을 놓치는 것은 물론 대안과 대책도 없이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침소봉대하여 지역아동센터 전체의 명예에 심각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 이는 나아가 9천여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현재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11만여 명의 아동과 그 가족들의 명예까지 동반 실추시키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위임을 다시 한 번 밝혀두는 바이다.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과연 한 자루의 칼이 아닌 펜일 수 있음을 절감하며 매우 절실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이후로도 국가 정책의 불합리한 부분과 지자체의 지도감독이나 감사 등의 과정을 좀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더불어, 지역아동센터 관련 각 언론보도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차원에서 정당한 법적, 제도적 방안을 활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 종사자들에게 부탁드린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대한 언론의 최소한의 배려를 바란다. 차라리 우리의 모든 것을 샅샅이 들여다보라. 그리고 정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를 정확히 밝혀내고 이를 이끌어내는 참 언론의 모습을 제발 보여 달라.
2014년 10월 16일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