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부럽\' 을 보고나서

  • 윤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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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4 21:42
안녕하세요.
우연히 마주치게 된, 엇그제 방송된 \'부럽부럽\'..
타이틀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프로그램.

서울내기들(?) \'자기야\'의 가끔은 닭살스런 특정 연예인 부부들의
수다와 폭로에 와이프와 함께 TV 앞에서 웃었고
때론 과장된 이야기와 가식에 피식했던
전형적인 경상도 부부로서 우리네 옆집 부부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받은 충격과 감동을 전해 봅니다.

세 쌍의 각기 다른 만남 배경과 결혼생활의 가감없는 이야기를
우리들만의 언어로 전달하며 웃고 우는 과정에서
저는 26년 결혼생활을, 웃고 있는 와이프 옆에서 살며시
눈을 감고 반추해보았습니다.

한 번의 실패나 좌절도 없이 정말로 평이한 삶을 살아왔음에
감사할 줄 모르고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물론 굶기지는 않았지만 큰 돈을 가져다주지도 못한 남편을
말없이 내조한 와이프에 대한 감사도 잊고 살았음을.
이 모든 것을 경상도 남자라는 한 마디로 묻고 살아왔음을 죄스럽게
생각하며 슬쩍 화장실로 몸을 숨겼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삶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부럽..\' 제작진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웃의 진한 감동을 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