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를 생각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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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15 18:30
독자 투고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를 사랑하는 시민입니다.
달리는 것을 좋아해 마라톤행사가 있으면 항상 참여해왔습니다.
지난 4월 11일 대구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 글을 씁니다.
이날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대회를 주관한 대구시와 주최 측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마라톤 10km를 돌고 들어와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하고나면 주최측에서 늘 음료수와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데, 늘 받는 것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받고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던 도중 봉투에 뭔가 이상한 것이 쓰여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근처에 있는 시지 이마트의 상호와 약도가 크게 그려져 있는 비닐봉투였습니다.
최근 대형할인점이나 대형 수퍼들이 동네 곳곳에 오픈하면서 영세한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소상인들은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데모를 하고 야단들입니다.
지역에서 벌여 들인 자금은 본사가 있는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소식을 방송뉴스나 신문에서 자주 접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최근에 동아백화점이 이랜드그룹에 매각이 되었고 내년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오고 신세계 백화점이 대구에 출점 할 계획이랍니다. 이렇게 되면 살아남을 지역유통업체가 있겠습니까?
지금 영세한 재래시장 상인들과 동네 슈퍼마켓들은 죽겠다고 난리인데 공공행사에 대형할인점 광고와 약도를 버젓이 그려놓으면 그 주변의 상인들은 죽으라는 얘기입니까?
물론 그 비닐봉투 안에 있던 상품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협찬이었는지, 주최 측에서 직접 구매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시민들이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 봉투를 받은 주변 사람들도 특정 할인점 홍보한다고 난리였습니다.
그 봉투만을 봤을 경우 이건 마라톤 행사가 아니고 대형할인점 홍보 아니냐? 너무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공짜로 받은 제품이든 아니든간에 국제적인 공적인 행사에 반드시 공적홍보문구가 들어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지역 경제와 지역 상권이 어려운 지금 시지 이마트 광고 대신에 “2011년 성공적인 세계육상대회를 기원합니다.” 라든지‘지역기업을 아끼고 사랑하자’라는 홍보문구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구시와 주최 측 관계자는 뭐라고 변명을 할지 모르지만 경솔하고 무책임한 탁상행정은 반드시 반성하고 넘어가야한다고 봅니다. 대구시와 주최 측의 각성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2011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기업들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특색 있는 행사를 마련하여,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되었다고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