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조서 날조, 판사 징계 요구하며 피해자들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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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7-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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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공판조서 날조, 판사 징계 요구하며 피해자들 기자회견

파행적 재판운영, 피해자들 기자회견 통해 문제제기


황순미, smmeg@nate.com
등록일: 2008-07-14 오후 4:38:36


‘공판조서 날조’ 의혹이 제기되어 사법부의 공정성과 신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이하 남부지법) 앞에서 ‘공판조서를 날조한 정0균 판사의 범죄행위를 고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진 피해자들이 남부지법이 직접 나서서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고 해당 판사를 징계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 ‘서울남부지법 사태 진실 규명, 판사 징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 황순미

사건의 발단은 자신의 집에서 포털사이트 지식인에 타교단에 대해 악의적인 비방댓글을 달아 오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명예훼손)’위반으로 약식명령 50만원 벌금형을 받아 정식재판을 청구한 네티즌 김씨(30, 휴학생)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비롯되었다.

검사가 지난 7월 3일 공소장 변경허가신청과 증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7일에 재판에 임했는데, 정 판사는 검사의 신청서 모두를 불허하고 구형절차 없이 ‘사흘 뒤 선고 하겠다’는 갑작스런 발언과 함께 일방적으로 변론종결 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문제제기로 인해 공판조서 허위기재가 드러나게 되었다.

피해자 측은 공판조서를 확인한 결과 누락 또는 허위 작성된 부분이 여러 군데 발견되었다고 주장했다.


공판조서 허위작성에 대한 피해자들의 주장

▼검사가 공소장변경허가신청과 증인신청을 했음에도 판사가 불허해 놓고, 공판조서에는 소송관계인이 ‘별 의견 없으며 신청할 증거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검사는 최후 의견진술 및 구형한 일이 없었는데 공판조서에는 ‘피고인을 벌금 50만원에 처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진술’로 기록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견 진술 기회도 준 적이 없는데도 공판조서에는 변호인은 ‘피고인을 위하여 유리한 변론’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고, 피고인은 ‘선처를 바란다고 진술’이라고 기록하였다.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이유 들어 피해자와 방청인을 밖으로 나가게 한 뒤 비공개 재판 진행 했는데, 공판조서에 비공개 재판을 진행한 이유를 기재하도록 되어있는 법을 어기고 이 사실을 누락시켰다.

정 판사는 인터뷰 과정에서 “피고인을 혼내는 내용이라 사람들 앞에서 혼내면 피고인 자존심도 상할 것이고, 또 피해자들도 기분 나쁠 수가 있고, 전체를 비공개로 하면 문제가 있겠지만 부분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배려 차원에서 한 것이다”라며 비공개로 재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다.

비공개 재판 사실을 공판조서에 기록을 누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라고 말했으며, 공판조서 허위작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인터뷰에 응할 수 없으며, 자신의 입장 해명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피고인측 변호인은 “비공개 내용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공개로 할 만한 민감한 사한은 아니었다.”, 검사가 구형을 했는지, 또는 판사가 종전 구형유지를 하겠냐는 질문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판조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인, 피고인 사이에 오간 신문과 답변을 기록하는 공식적인 공판 기록이다. 대법원 판례에 의해 절대적 증명력이 인정되고 있어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공판조서를 허위로 작성은 형법 제227조(허위공문서 작성죄), 형사소송법 제51조(공판조서의 기재요건) 등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는 “구형을 안했는데도 불구하고 구형한 것으로 기록했으면 그것은 위법이다.”라고 말했으며, “법원이 고압적인 행태나 공판조서를 성실하게 작성하지 않는 행태나 이런 것들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라고 사법부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 판사, 재판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물의를 빚어

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판사가 무죄 선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빈번하게 발설하는 등 법조인으로 자질이 의심되는 발언을 수시로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피해자 정 씨는 재판 심리 과정에서 파행적으로 진행한 정 판사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재판의 전반에 걸친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 파행적 재판운영, 문제제기한 고소인 정 씨.

ⓒ 황순미

정 씨는 “재판 심리과정에서 증인으로 선 피해자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고소취하를 종용하고, 헌법에 명시된 종교자유 증언을 ‘위증 아냐, 위증?’하면서, 판사로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며 “피해자가 억울해서 제출한 탄원서에 대해서도 ‘엉뚱한 탄원서나 제출하고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이런 식으로 몰려와 헛소리 하지 말라. 진짜 열 받으면 모조리 감치재판 진행해가지고 처박아 넣어도 할 말 없다’고 위협했다.”고 정 판사의 법정 발언을 폭로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다른 피해자는 “정 판사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와 방청인들에게 ‘법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라며 비하하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고, ‘내 재판이 싫으면 다른 재판부로 옮기도록 힘을 한 번 써보시든지’ 하면서 피해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었다.”고 말했으며,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재판진행으로 인해 피고인에 대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피고인 김 씨는 재판 진행 중인 6월 14일에도 비방의 수위를 높여 글을 올렸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서울남부지법에 “공판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위법행위에 대해 즉각 정 판사를 조사하여 그 경위를 파악하고 징계조치를 취하라.”며 피해자들과 방청인들에 대한 정 판사의 파행적 재판경위에 대한 조사와 함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10일 재판에서 정 판사는 “21일에 재판을 속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