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 콘서트 논란 (종합)

  • 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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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27 18:38
먼저 문제점 제기에 앞서 어느 공연이나 모든사람에게 불만이 없는 완벽한 공연이 어디있겠냐만은 여러가지 정황을 따져 봤을때 TBC 이름을 걸고 공연을 진행한 주최측과 관계자 모두가 본 공연을 성공적으로 잘 해냈다.혹은 어려운 공연을 무사히 넘겼다. 고 자축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 싶습니다. 이번일을 대구 공연 문화 발전의 계기로 삼고 TBC측이 겸손하게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우선 VIP와 일반석을 나눈 것은 여러분들이 지적해 주신대로 사전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이 잘못되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니스 계약자로 VIP티켓을 받았으니 제가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첫번째, TBC측의 안일한 준비입니다.
공연 규모에 비해 무대가 작았고 객석 배치에 비해서도 무대의 시야각이 좁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무대의 높이 입니다. 무대가 대학교 축제 무대보다 높이가 낮다보니 앞사람들이 서로 보려고 허리펴고 일부는 의자에 무릎꿇고 앉아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 댔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가수의 얼굴 또는 무대를 클로즈업 해야할 무대 옆 스크린에서는 반복적으로 이상한 영상들을 틀어서 가수들의 목소리만 들어야 했습니다. 타공연과 비교했을때 무대를 1m 정도 더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장비 또한, 콘서트를 많이 다니신 분들이라면 실망 스러울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소음에 가까운 사운드는 SG워너비나 하동균 같은 라이브파 가수들의 실력을 절하시켰고 차라리 집에서 이어폰으로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공연 내내 들었습니다.

또한 아무리 지방 행사지만 엄연히 방송인데 가수들의 리허설도 없는 공연이란 점에서 퀄러티가 떨어졌습니다. 이미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는 상태라 안전상의 이유로 리허설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은 입장 시간 문제로 이어집니다. 당초 입장 예정 시간은 오후 6시였지만 이마저도 입장시간을 놓고 내부적으로 결정을 못내린 듯 공지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대기줄이 길어지자 부랴부랴 오후2시반에 입장을 시작했다더군요. 출연진으로 봤을 때 대기줄 같은 문제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으며 조금더 부드러운 운영을 기대했었던 관람객들을 실망 시켰습니다.

두번째, TBC측이 고용한 경호업체와 TBC 운영스탭, 그리고 영남이공대 도우미 학생들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먼저 입구에는 누가보더라도 TBC 직원 같지않은 진행요원 두분이 계셨습니다. 조폭을 연상시키는 외모의 두사람은 입구에서 경호역할을 하는 것 같았는데 사람들 많은 입구에서 상인들에게 욕을 많이 했던 것은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경호원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또, 경호업체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대기줄 이곳 저곳에서 통제가 안될 때마다 \"야, 야, 지금 뭐하는거야?\" 등 일부 경호원의 욕설 섞인 말들과 불친절한 태도는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그 많은 인원들을 적은 숫자의 경호원들이 통제해야 하니 기선제압이 필요한 것은 이해합니다만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 아닙니까? 얼마나 잘 통제하는가 보다는 얼마나 매끄럽고 순탄하게 통제해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돕느냐 하는 것이 경호업체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겠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는 성인들도 있고 대기줄 밖에는 어르신분들도 서계신데 반말을 서슴없이 하는 경호업체 직원들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서 반말을 해도 된다는 것도 잘못된 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반문하고 싶습니다. 돈을 주고 티켓을 사서 오는 공연이었어도 경호업체와 스탭들이 그날과 똑같은 행동을 취했을까? 무료라고 해서 이래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공연문화를 선도해야할 TBC가 지역 공연문화를 스스로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 했다고 생각됩니다.

또 객석에서 운영을 돕는 영남이공대 학생들은 사전에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도우미분들이 우왕자왕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고 관람객들과의 마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는 욕설섞인 반말을 하는 적극적인(?) 도우미 학생들도 있더군요. 조금더 철저한 교육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입장시에 경호업체 팀장급으로 보이는 분과 양복입은 스탭간의 마찰도 지켜봤었는데 사람들 많은 앞에서 말싸움을 하다 경호업체 직원이 스탭에게 욕을 하면서 폭력을 쓰고 끌고 가더군요. 더 할말이 없습니다. 경호업체.. 참 한심했습니다. 직원에게도 이리 폭력을 써가며 욕을 하는데 이 업체는
관람객에게도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많은 경호업체 중에 이번 경호업체 선정은 TBC측의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세번째, 공연 장소 문제입니다. 우선 공연장소가 제니스 공사 현장에서 뉴스에서 안정성 문제를 다루자 급히 고산 정수장으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정상의 문제로 또다시 뉴스에서 지적을 받자 최종적으로
영남이공대 운동장으로 변경을 하였습니다. 뉴스에서 다룬 안전불감증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TBC측의 준비가 미흡했고 내부적으로도 혼선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사 현장은 변수가 많은 공간입니다. 공연
기획 단계에서부터 미리 예비 장소를 준비해놓아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몇일 사이에 장소를 두번이나 변경했다는 것은 공연에 대한 불만들을 미리 예견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뉴스에서보니 제니스에서 TBC에 이번공연 준비로 4억을 줬다고 하는데 Win-Win이 아니라 둘다 마이너스 효과였다고 판단 됩니다. TBC야 대외적으로 큰 규모의 공연을 안전사고 없이 마쳤으니 일부 플러스 효과는 있겠지만 계약자들 초청한 제니스는 돈은 돈대로 쓰고 이미지에도 타격이 크겠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기획/준비한 TBC측은 정작 공연을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공연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는 있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사과하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면 TBC의 발전은 없겠지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