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에 바란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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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05 01:15
오늘 TV 편성표를 보다가 눈이 동그랗게 떠졌습니다.
\'SBS 밤 12:20 신년특집 엔니오 모리꼬네 내한공연\'
이 글자들이 설레게 하더군요. 알람까지 맞춰놓고 방송을 기다렸지요.
영화 음악의 거장, 모리꼬네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을,
꼭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놓쳐버린 공연을
주말이 시작되는 밤에 안방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낮 시간대에나, 뭐 가끔 저녁에도 있습니다만
심야에 TBC 자체 편성 프로그램이 나오더군요.
지역민으로서 지역의 방송을 물론 사랑합니다.
하지만 자체 편성을 하려면 적어도
동시간대 SBS의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프로그램이어야 하지 않습니까?
듣도 보도 못한 외화 타이틀이 뜨는 순간
\"여러분의 대구방송\"이라는 슬로건이 야속했습니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하신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라는 멘트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아닌가요? -_-;;)
어쨌든. 다행히도 지금 시청하고 있습니다.
부리나케 컴퓨터를 켜고 SBS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ON AIR를 클릭했거든요.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이제야 한 번 써보네요.
세상 참 좋아진 만큼 매체 간의 경쟁도 참 심해졌죠.
참 좋은 콘텐츠가 아니면 死라질 밖에요.


어쨌든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그만 됐다 싶지만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를 이참에 하려고 TBC 홈페이지에도 왔습니다.
솔직히 저희 집에서는
SBS는 가끔 시청해도 TBC는 그다지 시청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시청하는 TBC 프로그램은 주로 NEWS인데
정말,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하나만 하겠습니다.

곽 씨 성을 쓰는 기상캐스터에 관한 것입니다.
당사자에게는 조금 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당장은 노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방송 직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잘하든 못하든 모두 드러나는, 항상 \'전체 공개\'인 일이니
부디 이 쓴 이야기가 보약이 되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시작해보겠습니다.

TBC 기상캐스터가 된 지 시간이 꽤 지났죠?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고 있습니다.
긴장된 표정과 손짓, 떨리던 목소리 이런 것들은
처음 방송을 시작하는 사람 그 누구에서나 발견되는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 고쳐지지 않은 사투리는 절대 아니죠.
그간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여전히 시청하기 \'괴롭습니다\'.
다른 기상캐스터에 비해 전달력도 떨어지고 전문성도 없어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화면은 신뢰할 수 있어도
소리로 전해오는 정보는 그렇지 않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기상캐스터로 뽑히고
몇 개편이 지나도록까지 계속 방송에 나오는 것은
정말이지 불가사의하고, \'불사조스러운\' 일입니다.
TBC의 채용 기준은 매우 독특한가 봅니다.

어쨌든 한 개인이 제로에서 시작해
조금씩 발전,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은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요즘 정체기인 듯 합니다. 분발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다른 진행자들께서도
남의 일 보듯 이 글을 읽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앞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하나만 하겠다고 했는데 또 하나 있었네요.
대게 네거티브만이 난무하는 시청자 참여 게시판에
일일이 답하는 것도 참 고역이겠으나
이왕 홈페이지에 이런 공간을 마련했으면
어찌 됐든 짧은 답변이라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원색적 비난의 글이라도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 실명으로 올린 글이라면 무시해서는 안 되겠죠.
몇 페이지를 넘겨봐도 답변이 달린 글이라고는
방송을 끝까지 보지 않고 제작진의 의도를 왜곡한 것이 안타깝다는 것과
신년 인사에 대한 것, 라디오 방송에 관한 것 정도네요.

현재 페이지 상단에 있는 \"김은경님의 TBC입니다.\"라는 글은
그냥 보기 좋으라고 써놓은 것은 아닐 테죠.
시청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노력하는 TBC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