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페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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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26 03:24
대선의 주요 이슈가 경제입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문제가 된 비정규직과 양극화 해법을 두고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아닌,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을 높여온 기업들의 현장을
찾아갑니다. 이른바 \'기업혁명\'이라 불리는 이들의 실험과 지속가능성, 한계를 다섯차례에 걸쳐 집중 조명합니다. <편집자주
>
▲ 병원쪽은 주당 52시간에 달하는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대폭 줄였다. 일반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등 각 부서별로 탄력적
이고, 차등적인 근무시간을 만들었다.
ⓒ 굿모닝병원 전선미
굿모닝병원
\"이리~이리와 보세요.\"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 경기도 평택의 굿모닝병원 6층.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던 이승광 이사장이 기자에게 손짓을
했다. 화면엔 다소 복잡한 표가 보였고, 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오늘 환자들이 1076명이 들어왔네. 그리고, 이것이 오늘 우리가 번 돈이고, 9월 한달동안 번 돈을 보려면….\"
이사장의 손이 재빨리 움직이면서, 화면엔 새로운 문서창이 떠오른다.
\"음, 30억 좀 넘게 벌었네요. 앞으로 며칠 남았으니까, 좀 더 오르겠지만…. 40억은 벌었어야 했는데, 추석연휴도 끼고 해서
…. 그래도 올해 목표는 얼추 채울것 같아요. 직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병원의 이런 정보를 다 보여줘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별 다른 표정없이, \"우리 병원 사람이면 누구나 다 볼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숨길 것도 없고, 모두 다 공개돼 있다\"면서 \"직원들과 회사 사정을 함께 공유하고 하면, 오히려 일하기 쉽다\"
고 강조했다.
그와의 대화는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솔직했고, 거침이 없었다. 평택을 비롯해 송탄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병원 이사장이었지만, 주요 관공서나 기관장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대신 400명이 넘는 병원 직원들의 이름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생일이나 기념일도 직접 챙기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굿모닝 병원. 서울 위주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과 인력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지방 중견병원들이 쓰러져 가는
상황에서 이곳에선 3년째 새로운 실험들이 계속되고 있다.
밤 근무에 시달려온 간호사 등 직원들의 노동시간은 대폭 줄었다. 병원은 직원을 더 뽑았다. 대신 직원들에겐 각종 문화공연
을 비롯해, 세미나 등 교육시간이 크게 늘었다. 일하는 시간은 크게 줄었고, 교육받고, 노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
다.
병원은 어떻게 됐을까?
세계 경영학계가 주목한 모델, 굿모닝 병원의 실험
세계 경영학계의 석학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교수는 지난 8월 미국의 경제경영전문지인 <비즈니스2.0>에 글을 실
었다. \'한국 기업 경쟁력의 비밀(Management Secrets of the South Koreans)\'이라는 제목이었다. 국내 언론에는 그리 많이
소개되지 않았지만, 페퍼 교수는 굿모닝 병원의 실험을 주목했다.
그는 \"직원을 상대로 간호기술과 외국어교육 등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직원들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면서
\"직원들의 고객에 대한 태도가 좋아지면서, 병원 수입도 늘고 경영 여건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페퍼 교수는 미국 노동정책이 중요한 점을 잊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어 직원들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뉴패러다임 기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승광 이사장에게 페퍼 교수의 기고문을 소개하자, \"부담스럽다\"며 쑥스러워 했다. 그는 \"직원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
의 서비스를 할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것도 많다\"면서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도 있고, 지금보다 근무환경을 획
기적으로 개선할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병원을 직접 찾았다. 평택역에서 내리면 차로 15분 거리,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평택인터체인지로 나오면 가장 먼저 보게되는 건물이 이곳이다.
레지던트 없는 철저한 환자 중심의 병원
지난 2001년에 새로 지어 만 6년째다. 굿모닝병원은 병상수만 367개(응급실 30개 포함)에 달한다. 직원수는 435명. 병원 전
체적인 분위기는 일반 종합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눈에 띈점은 안내데스크가 유독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1층 중앙 로비부터 거의 각층마다 안내데스크가 있었고, 내과,
외과 등에도 별도의 안내 창구가 또 있었다. 다른 병원들이 진료 접수나 상담 등의 창구를 한곳을 몰아두는 것에 비해, 이곳
은 각 과마다 마련돼 있었다.
호흡기 내과를 찾은 정성호(64)씨는 \"여기가 큰 병원인데도,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 같다\"면서 \"의사도 편하고, 간호사
들도 먼저 와서 도와주고 해서 좋은것 같다\"고 말했다.
또 종합병원에 있을법한 레지던트(수련의사)가 없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병원보다 의사 숫자도 두배정도 많다. 물론 모두
전문의다. 실력있고, 질높은 서비스 제공은 굿모닝 병원의 철학이다.
이상기 경영관리팀 부장은 \"누구나 종합병원을 찾은 사람이라면, 어디를 어떻게 찾아가야할지 한번쯤 고민을 했을것\"이라며
\"안내나 상담 창구를 쉽게 찾아서 원하는 정보와 위치를 빨리 편하게 알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굿모닝병원은 지난 2년동안 뉴패러다임을 도입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교육시간은 크게 늘렸다. 고용은 크게 늘었고,
인건비 역시 상승했다.
노동시간이 줄다보니, 빈 시간을 채울 사람이 필요했다. 2005년 308명이었던 직원수는 435명으로 무려 41%나 늘었다. 인건비
도 10%이상 증가했다. 병원 입장에선 비용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크게 강화했다. 병원 특성상 가져야 할 기본적인 교육시간 이외 외국어 교육을 비롯해 각종 문화공연
등도 포함됐다. 1년동안 46시간이었던 교육시간은 120시간 이상 늘었다. 작년말엔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한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에서 삼성SDI를 제치고, 기업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병원 6년차인 서정훈 시설관리팀장은 \"다른 직장보다 교육시간과 각종 세미나, 행사 등이 많은 곳\"이라며 \"직원들도 자
신의 전공분야 이외 별도 자격증을 따기도 하고, 직원들간 단합이나 분위기도 좋아지면서 만족감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
다.
경영과 인사권까지 모든것을 공유하고, 나누고...
▲ 2년동안 매년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각각 평균 15%와 10%씩 늘었다. 진료수입 역시 평균 20%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병원의 경영은 어떨까. 일단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감소 추세였던 환자수가 늘었고, 그만큼 병원 수입도 증가했다.
병원쪽 집계를 보면, 지난 2년 동안 매년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각각 평균 15%와 10%씩 늘었다.
병원 수입 역시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다. 2005년 346억원에서 작년엔 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까지 23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 증가한 금액이다.
이상기 경영관리팀 부장은 \"최근 2년새 환자수와 진료수입이 뚜렷이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
만, 새로운 근무체제를 도입하고 교육부분을 강화시켜 생산성을 높인 것도 주요한 요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이곳은 모든 병원 경영을 팀별 책임제로 운영하고 있다. 해당 부서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넘겨주고, 인사권까지 이들이 행
사할수 있도록 했다. 물론 경영상황은 모든 직원들이 볼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대신 병원 이사장은 정기적으로 말단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한다. 여행도 함께 다닌다. 또 병원이 살아 남기 위한 각종 아이
디어도 직원들로부터 직접 받는다. 물론 채택되면 수백만원의 인센티브도 준다.
김상호 기획팀장도 \"근무환경 변화 이외 병원 경영이나 인사 등도 모두 공개, 투명하게 운영된 것도 경영진과 직원간의 신뢰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승광 이사장은 \"욕심을 버리면 된다\"면서 \"병원이 살기 위해선 환자들이 계속 찾아올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최신 설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이끌어가는 직원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굿모닝의 새로운 도전과 고민, 대대적인 근무제 변화 시도
이곳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간호사들의 이직율이 높다는 것. 직원 교육에선 국내 최고 수준을 유지한 덕분에 서울 대
형 병원들은 이곳 간호사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이사장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오늘도 2명의 괜찮은 간호사가 사표를 냈다\"면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간다고 하니 마냥 잡
을수도 없고, 안타깝다\"고 아쉬워 했다.
인력을 늘렸지만, 여전히 밤 근무 등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직원들을 위해 새로운 근무제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의 주당 40시
간 근무시간을 더 줄이는 방향이다. 이 이사장은 \"우선 간호 부서를 대상으로 5조4교대 방식이 됐든간에, 노동시간을 보다
줄여 나가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병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수익모델 찾기에도 골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의 투자도 계속된다. 당장 내년
초부터 제2의 굿모닝병원을 짓기 시작한다. 한방병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탓에 중국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서히 어둠이 깔리는 병원 한쪽으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중국어 교육 때문이
다.
철저한 환자중심 서비스와 평생 교육 시스템, 능력있는 인사관리, 투명 경영과 노사간의 신뢰. 굿모닝 병원의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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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뉴패러다임\'에 의해 근무경찰관들이 근무형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 주라성 경장은 탄력근무제 이전 근무에 대해 \"죽을 뻔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너무 피곤해 집에 가면 기절했다,
쳇바퀴 같은 삶이었다\"며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뉴패러다임
지난 8일 오후 4시 경기도 광명시 광명4동에 위치한 광명지구대.
한 할머니가 지구대 안으로 들어와 한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고는 경찰에게 \"고맙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경찰도 환한 표
정으로 고개를 숙여 답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길을 잃었던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그 사이 한 취객이 지구대 앞에서 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옷을 벗어 던지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경찰들은 그를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이 지구대는 광명시 번화가의 치안을 맡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신경쓸 일이 많다. 해가 떨어지면 취객들 때문에 더 바빠
진다. 경찰들은 \"지구대의 야간 근무는 일반 회사의 야간 근무보다 강도가 세다\"고 입을 모은다.
안병순 광명지구대 경사는 \"몸이 피로하고 그게 쌓이다보니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못하게 되는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때도 있었다\'. 과거형이다. 안 경사는 이어 \"\'지금은\' 집에서 잘 쉬고 오니까 밝게 시민들을 대할 수 있다\"고 밝혔
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한 답은 지난 4일 기자와 만난 경찰청 혁신기획단의 박창지 경감의 말에 있었다. 박 경감은
말했다.
\"경찰은 지난 2005년 3월 뉴패러다임을 도입했다
경찰이 도입한 뉴패러다임 \'탄력근무제\'
경찰에서는 뉴패러다임을 \'탄력 근무제\'라고 부른다. 치안력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무 강도를 줄이고 교육시간을
늘린 것. 지역의 주야간 치안 수요에 맞춰 인력을 다시 배치하고 근무조도 바꿨다. 현재는 경찰 전체 지구대의 절반이 교대
제를 개선했다.
탄력 근무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3조 2교대 24시간 교대제였다. 9일 단위로 주간 3번, 야간 3번, 비번 3번으로 이뤄져 있었다
. 경찰의 뉴패러다임 도입 1호인 광명경찰서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너무 혹사시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경감 역시 \"경찰 특성상 야간 근무 강도가 일반 기업보다 셌다\"며 \"교육은 더 멀어졌다\"고 밝혔다. 게다가 범정부적으로
주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터라 경찰도 이에 대응해야 했고, 이같은 상황에서 탄력근무제가 탄생했다.
탄력근무제의 결과는 좋았다. 박 경감은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올라갔다\"며 \"부작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
의 결과가 좋아서 경찰청 생활안전국에서 다양한 모델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명경찰서도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직원들의 근무형태를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바꿨다. 실제 현장을 가보기로 했다. 광
명경찰서에 닿은 건 8일 오후 2시께였다. 정진만 광명경찰서 생활안정계장에게 탄력근무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지구대로
향했다.
직원들 충분한 휴식 보장하면서도 치안 공백 없어
광명경찰서는 주간 또는 야간팀 중 일부(1/5)를 치안수요가 많은 오후 3시부터 새벽 3시까지의 취약시간대에서 지원 근무하
도록 배치했다. 탄력근무제 전에는 치안수요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주간조는 오전 9시, 야간조는 밤 9시에 출근해 비효율적
이었다. 결과적으로 조당 인원이 줄었지만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은 것이다.
\'욕하던 교육\'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교육\'으로...
▲ 광명경찰서 하안지구대의 모습.
최 경사 역시 탄력근무제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최 경사는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좋다\"고 말했다.
등산·낚시 등의 취미 생활도 탄력 근무제 이후에 시작하게 됐다. 삶의 질이 높아졌다.
최 경사는 탄력근무제를 통한 교육에도 만족했다. 교육은 현재 1달에 4시간씩 이뤄지고 있다. 탄력근무제 전에는 20일에 1번
6시간 교육을 했지만 직원들이 조는 시간에 불과했다. 정 계장은 \"직원들이 욕만 하다 갔다\"고 밝혔다.
최 경사는 \"팀끼리 모여 실무교육을 하거나 사회체육센터 등의 외래강사를 초청한다\"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
다.
정 계장은 교육에 대해 \"다들 순찰차 타고 나가버리니까 얘기할 시간이 없었는데, 정보교류나 업무하는 데 필요한 커뮤니케
이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시간이 적은 것에 대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시작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고 밝혔다.
정 계장은 \"유명무실했던 교육이 의미를 갖게 됐다\"며 \"경찰관들의 질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치안공백을 메우고 대국민 서
비스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뉴패러다임
광명경찰서의 탄력 근무제는 통계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지난 2005년 탄력 근무제 도입이후, 직원들의 94%가 \"피로감이
감소했다\"고 밝혔고, 99%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계장은 또한 \"통계수치상 치안여건이나 범죄발생률에 커다란 변화
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혁신기획단에 따르면 탄력근무제에 대한 주민 만족도 지수가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행 전보다 3.6점이 상승했
다. 2007년 2월 경기 광명서, 서울 송파서 등 당시 11곳의 탄력 근무제 시범지역의 친절도, 신속성 등을 평가한 주민만족도
는 81.9점이었고, 시범지역에 탄력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6년 9월 이전에는 78.3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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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4조2교대에 대해서 비판을 하곤 하던데
문국현 후보가 성공하신 이런 사례도 있더군요.
“직원 삶의 질 높이고 지식노동자 양성”적극 검토
자회사 삼정피앤에이 시행 지켜본 뒤 내년 결정
? 포스코 자회사인 삼정피앤에이의 장병기 사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월례학습일에 4조 2
교제대 도입과 평생학습 체제 구축을 뼈대로 한 뉴패러다임식 경영혁신 내용에 관한 특강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o.co.kr
포스코가 현행 4조3교대 근무방식을 4조2교대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4조2교대제에서는 직원들의 연간 휴일
수가 180여일로 4조3교대제에 비해 두 배나 많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충분한 휴식 시간과 교육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회사는 직장 내 평생학습 체제를 구축해 직원들의 지식과 창의력을 키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4조2교대를
시행하는 기업은 유한킴벌리와 동명식품 등 중견·중소기업 4곳뿐이다.
포스코의 박한용 인력자원실장(전무)은 2일 “직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식근로자로 양성해서 회사와 종업원이 함께 발
전하는 데는 4조2교대제가 4조3교대제보다 더 효율적이고, 필요한 제도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또 “
일단 하게 되면 부분 시행이 아닌 전면시행이 될 것”이라면서 “자회사인 삼정피앤에이의 4조2교대 시행 과정을 면밀히 지
켜본 뒤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인 이구택 회장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원료 및 철강제품 포장업체인 삼정피앤에이는 지난해 6월 교대조 확대와 평생학습 체제를 뼈대로 한 ‘뉴패러다임 모델
’을 도입하면서 4조3교대와 4조2교대를 병행해 실시하다가, 지난 9월부터 4조2교대로 단일화해 시행 중이다. 포스코는 삼정
을 6개월 정도 지켜본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내년 2∼3월께 4조2교대제 시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 4월 창립 40주
년 때 새 경영이념으로 선보일 ‘글로벌 포스코웨이’ 발표에 맞춰질 수도 있다. 삼정의 장병기 사장은 “직원들의 삶의 질
을 높이고, 지식근로자로 양성하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4조2교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4조2교대에 적극적인 것은 그동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를 떼어내 외주협력 업체에 넘기는 작
업을 꾸준히 벌였으나 본사 인력 대비 외주 인력 비율이 올들어 50%를 넘으면서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포
스코 관계자는 “본사 인력과 외주 인력의 비율이 반반 정도여서 노사관계 등을 고려할 때 외주비율을 더 높이는 것은 바람
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어려워진 만큼 기존 인력을 잘 활용해서 경쟁
력을 높이는 방안이 절실해진 것이다. 포스코 임직원 수는 1만7천명으로, 외환위기 직전 2만5천명의 절반 수준이다. 또 직원
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퇴직 예상자의 기능 승계를 위한 교육 확대도 시급해졌다. 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
터의 이영호 연구팀장은 “포스코의 4조2교대 시행은 지식기반 사회와 고령화시대를 맞아 직원을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는 뉴패러다임 확산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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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패러다임 도입 삼정피앤에이, 휴일수 2배…실적도 ‘껑충’
2개조 12시간씩 일하고 2개조 휴무
삼정이 지난해 6월 뉴패러다임 도입 이후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직원들의 경영혁신 실천 건수는 1만2천 건에 이른다. 기술
자격 보유 직원도 409명으로 늘어났다. 창사 이후 34년 동안 실적보다 지난 1년3개월 실적이 더 좋다. 또 창사 이후 처음으
로 철강원료와 설비 수출에 성공했다. 장 사장은 “포스코 자회사라는 현실에 안주해왔는데, 뉴패러다임이 혁신의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뉴패러다임은 국내 생활용품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의 경영혁신이 모델이다. 직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평생학습을 통해
지식노동자를 양성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적으로도 일자리를 늘리는 상생 전략이다. 17대 대선에 출사표를 낸 문국
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주창하는 ‘사람중심 진짜경제론’도 이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뉴패러다임은 이익 증대를 이유로
직원들을 상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는 경영전략과는 궤를 달리한다. 포스코의 움직임은 한국의 대표기업이 적극적 상생경
영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 부진과 고용불안,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한국 경제의 고
질병 해결에도 긍정적이다.
100여개에 이르는 포스코 자회사·외주협력사의 뉴패러다임 도입도 더 촉진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뉴패러다임을 도입한 삼
정피앤에이·㈜유일·세영기업·만서기업·영남산업 등 5개사(삼정 이외는 4조3교대)의 임직원 402명을 대상으로 <한겨레>가
설문조사한 결과, 66.7%가 만족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유일의 조성훈 사장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뉴
패러다임 도입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산성이 30% 이상 높아졌다는 응답이 36.3%에 이르고, 10% 이상 향상
과 50% 이상 향상이라는 응답도 각각 21.4%, 16.2%에 달해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뉴패러다임 확산을 위해 정부 역할
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52.7%였다. 특히 뉴패러다임센터의 컨설팅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응답이 88.5%나
됐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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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의 뉴패러다임 실험 2년 ] ‘평생학습’으로
‘평생학습’으로 3D업종 고민 벗어났다
감원 대신 휴식·교육 늘려 분위기 탈바꿈
불량률·사고 줄고 생산성·애사심 높아져
[한겨레]
지난 18일 락앤락 아산공장에서 만난 허난순(43)씨는 “지난 주말 배를 타고 군산에 다녀왔다”며 “꿈도 못 꿨던 가족 여행
을 하게 된 게 다 혁신 덕분”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딸 여섯과 막내아들을 키우느라 빠듯한 살림 탓에 5년 전 락앤락에 취
직해 아산공장을 다니고 있다. 초기 3년은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를 마치면 피곤에 절어 아들을 한번 안아주기도 벅찼다
.
그러나 ‘혁신’은 허씨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주간 근로시간이 72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었다. 한달에 하루는 회사에
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남는 시간은 아이들 차지다. 허씨네 텃밭의 상추와 깻잎은 싱싱하고, 아이들은 엄마가
쉬는 날을 꿰고 있다.
락앤락의 뉴패러다임 개념도
허씨가 말한 ‘혁신’은 가정용 밀폐용기 제조업체 ‘락앤락’이 2년 전부터 추진한 ‘평생학습 체계의 구축’을 말한
다.
2004년 인천·아산 등지의 공장을 통합하면서 종업원 306명 중 50여명의 여유 인력이 발생해 고심하던 락앤락은 정리해고 등
손쉬운 방법 대신 근무조 개편을 단행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사출업체들이 하는 2조 주야 맞교대 방식을 버리고, 종업원들을 3개 조로 나눠 각각 4일 동안 12시간씩
근무하고 이틀간 쉬게 했다.
또 한달에 하루는 8시간 동안 인성·안전·품질관리·건강 교육을 받게 했다. 고가의 사출 장비가 휴일 없이 돌아가니 회사
에도 이익이 됐다. 그리고 무뚝뚝하던 주부 사원들이 점심시간이면 수다스러워졌다.
교육시간에 아줌마 노동자들은 작업장에서 느끼는 불편과 개선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절차 등을 줄여 생
산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쏠쏠했다.
예컨대 제품 포장을 맡는 생산2부 사원들은 크기가 다른 반제품을 색깔이 다른 비닐에 담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반제품은 표
면에 흠이 생기지 않게 비닐을 씌우는데, 색깔별로 구분하니 손놀림이 전보다 빨라졌다.
또 플라스틱 사출기에서 나온 제품을 검사하고 마무리 공정을 하는 생산1부에서는 상자 받침대에 바퀴를 달아 힘든 일을 줄
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평생학습 모델 도입 전인 2005년 1~6월 각각 143건과 56건이던 품질 불량과 소소한 안전사고 건수가 이듬
해 같은 기간엔 59건과 16건으로 줄었다.
생산2부의 정희천 대리가 주부사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크기별로 색깔을 달리한 반제품 보호용 비닐을 보여주고 있다.(왼
쪽)
교육훈련일을 맞은 주부사원들이 전문강사의 지도 아래 ‘몸살림 체조’를 따라하고 있다.
물론 ‘혁신’에는 진통이 따른다. 2005년 7월 락앤락이 근무조 개편을 단행할 무렵, 회사가 벌인 설문조사에서 찬반 비율이
40% 대 33%로 팽팽하게 나왔다. 주부 사원 서너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충분한 휴식은 매력적이지만, 월급이 줄어든다는 걱정이 컸던 것이다. 2년 전 퇴사했다가 최근 재입사한 양순남(37)씨는 “
아이 둘을 혼자 키우는 처지라 한달에 5만~10만원 월급이 줄어드는 게 큰 걱정이었다”며 “그러나 식당일 등을 하며 다른
공장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니 회사로 돌아올 결심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기획본부의 최영철 부장은 “사출기를 맡는 생산1부 쪽은 전에는 한해 4분의 1 정도가 얼굴이 바뀌었는데, 지금은 무단결근
이나 이직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교육훈련은 직장 분위기도 바꿨다. 유한킴벌리에서 3년 전 락앤락으로 옮겨온 윤조현 공장장은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일
에 찌들어 목석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연간 96시간씩 안전·품질관리는 물론 중국 문화 강좌 같은 교양
학습을 받다 보니 직원들끼리 화제도 풍성해졌고, 팀별 회식 자리도 활기를 띠게 됐다. 거래 은행의 지점장에게 듣는 재테크
강좌와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회사 경영진은 락앤락의 변화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기계가 일년 내내 돌아가고 종업원들의 애사심도 높아졌으니 일석이
조라는 것이다. 김준일 회장은 “한국에서 제조업이 힘들다고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간다고 하는데, 후진국들도 기피(3D)업
종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한국에서 사양산업이다 샌드위치다 하는 제조업 분야도 ‘뉴 패러다임’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