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될 딸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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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31 13:08

직장동료의 관람소감(공연을 본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을 듣고 꼭 보리라고 결심한뒤 좌석예약하기전에 5만원짜리 좌석도 별 무리없이 잘 봤다는 동료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기 관림후기와 참여마당의 글을 모조리 읽고 앞좌석 뒷좌석 1층 2층좌석을 두고 고민고민 한끝에 결정했습니다.

내년이면 40이 될 나이인데도 뮤지컬이라고 한번도 본적이 없는 엄마로써 딸에게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에 나름대로 문화생활 접하게 해준다는 교양적인(?)생각으로 무리해서 vip석 B1,2번에 앉았읍니다..
예매한뒤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일요일3시를 기다렸고, 사는곳이 포항이라 대구엔 승용차로 초행인데도 겁도없이
포항-대구간 새로놓인 고속도로를 달렷습니다.
대구시내에 들어가서 롯대백화점과 동대구역, 시청을 두어번 왔다갔다 헤메다가 지나가는 택시기사님께 물어서... 도착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막이 올라가는 순간..
저의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좌석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걸 알았고,
음악감독의 지휘와 음악 등장인물들의 표정, 동작을 번갈아 보면서 공연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걸 깨닫지 못했습니다.

도나역의 박해미씨의 목소리와 타냐역의 개성있고 익살맞는 제스츄어, 등장인물 모두의 잘 짜여진 동작과 대사와 음악, 그리고 제 학창시절에 즐겨 부르던 그룹 ABBA의 음악에 맞춘 춤들.. 모두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커튼콜 이 나오면 따라 부를려고 미리 OST CD를 사서 차에 꽂아놓고 다니면서 배워 갔는데..옆에 있는 딸과 옆사람 눈치보느라 뒤늦게 일어서서 막상 따라 부르지 못했던 waterloo노래를 혼자 흥얼거립니다.

옆에 앉아있던 중년부부 아저씨께서 부인의 손을 꼭잡고 보시는걸 부러워했고..
2막이 끝났을때 기립박수를 치고 싶었지만 처음보는 뮤지컬이라 행여 실수 하는게 될까봐 주위 사람들 눈치보느라 망설이던 제모습을 생각하면서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가 적은 지방에 사는 이유로 저처럼 뮤지컬을 한번도 보지못한 남편과 함께..다시 한번 볼 수 있는기회가 생긴다면 포항-대구간 고속도로를 남편과 함께 꼭 다시 오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