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파업이라는 길을 택해야만 했는가?

  •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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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05 12:09
우리는 왜 파업이라는 길을 택해야만 했는가?

한국특수유리(주)는 1989년 7월에 설립된 전자렌지용 TRAY를 생산하는 업체로서 노동조합이 출범한지는 9년차 된 회사입니다.

설립초기
기술력과 경험의 부족에 따른 적자 경영이 이루어 질 수 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한글라스(한국유리) 그룹 내 타 계열사에 비해 임금과 복지 등 모든 면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본금이 잠식 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조합원동지 여러분들의 피 땀어린 노력의 결과 자본금 잠식분을 모두 만회하고, 5~6년여 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온 나라가 어려웠던 IMF 당시 98~99년 2년여 동안에도 한국특수유리는 창립이래
최대의 흑자인 54억 3천만원이라는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통분담이랍시고 상여금과 호봉 승급분, 하계휴가 반납이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희생을 조합원들에게 강요 하였음에도 너무나 바보인 우리 조합원 동지들은
아무 말 없이 분위기에 편성하여 받아 들였습니다.

그럼에도 자본은 어렵다는 이유로 명예퇴직을 강요하였고, 8개월치라는 어이없는
명퇴금에 조합원들은 밖으로 내 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몰린 조합원 동지들의 빈자리는 남아있는 동지들의 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회사는 조합원 동지들의 피와 땀으로 축척한 자본으로 자기들의 배만
충족시키기 위하여 급기야 2002년 로 보수 후 전자렌지 생산 라인 2개를 중국
으로 이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조합과의 상의도 없이 말입니다.

2002 임,단투 기간 또는 이전할 당시 회사는 경쟁력 있는 신규 사업의 추진을
약속하였고, 회사를 믿어 달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믿음 이었습니다.

중국공장의 이전으로 생긴 유휴자산 상각비 등 쓰레기 같은 불필요한 것들은
우리에게 모두 남기고, 흑자보다 많은 돈을 배당금으로 가져가더니
급기야 현재 남아 있는 우리의 마지막 일터마저 중국으로 옮겨 가려는 계략이
노출되고 만 것입니다.

노동조합 설립 후 단 한번의 파업도 없이 꿋꿋하게 열심히 일만하던 조합원
동지들의 분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커져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회사는 거짓으로 일관하며 파업하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너무 쉽고, 당연한 듯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내 몰릴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양보하고, 참을 수 만은 없습니다.
우리 한국특수유리 노동자 동지들은,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만들은 죄 밖에 없습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입사하여 30대 중반의 나이, 그야말로 청춘 바쳐 일한 결과가 폐업이라는 회사의 계획을 우리 노동자 동지들은 결사 투쟁으로 맞서 반듯이 자본을 쓰러뜨릴 것입니다.

믿었던 회사로부터의 배신감과 분노를 더 이상 참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의 파업은 우리 조합원들의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의 표출이며,
우리가 일군 이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은 조합원 동지들의 염원입니다.

그럼에도 만일 우리 한국특수유리 노동자 동지들의 파업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 한다면,

이 나라엔 “정의”가 죽은 것이며, “신뢰와 믿음”은 쓰레기로 분리 될 것입니다.

노동조합 : 054-460-9180
Fax : 054-463-2303
HP : 016-863-3377
2003. 9.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한국특수유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