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주세요 정말 열받는 일입니다...
- 이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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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8-22 23:21
[부일시론] 혈세 낭비 부끄러운 고백
박홍규(영남대 법학부 교수)
나는 공적으로 일한답시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탓으로 솔직히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6월 말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어느 방송국에서 출연 제의가 왔으나 여행을 이유로 거절했다. 그러자 자기들과 유럽에서 촬영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언제 무엇을 확실히 촬영하는지 연락이 없다시피 했다. 나는 PD와 상의한 대로 사전 답사와 조사를 열심히 했으나,PD가 유럽에 오기 직전 촬영 내용이 바뀌어 허사가 되었다. 나름으로 공적으로 일했으나 별안간 사적인 허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내 돈과 시간을 사용하여 한 것이니 무방하다. 내가 바보같이 촬영을 허락한 탓이니 누구에게 하소연하랴?
PD가 온다는 날 아침 공항에서 그동안 함께 여행한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홀로 밤까지 PD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 밤늦게 연락하니 내일 밤에 온다는 것이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이틀을 그 공허한 공항에서 공적으로 사람을 기다리는 사적인 희생은 너무나 괴로웠다. 늦게 온 이유는 그동안의 잦은 출장으로 공짜 비행기표가 생겨 가족을 데려오려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는 것 등이었다. 마침 당시 독일에서는 공적으로 생긴 공짜 비행기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파면당한 국회의원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진짜 악몽은 PD와 함께 보낸 1주일이었다. 그의 두 살 난 아기가 고열로 아파 호텔로 안내하여 재웠으나 열은 내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2일째엔 늦게 합류한 촬영기사가 끄는 작은 자동차로 함께 병원과 약국을 찾아 하루를 헤매어야 했다. 3일째는 첫 촬영을 하려 했으나 미리 연락을 하지 않은 탓으로 불가능했다. 다시 병원과 약국,그리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아기를 위해 밤늦게 외식과 한식집을 찾아 헤매었다. 그 와중에서도 그들은 촬영과 무관한 관광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모든 비용을 방송국 출장비로 정산하기 위해 영수증을 철저히 챙겼다. 방송국 돈으로 가족 여행을 시켜주는 것을 PD는 노골적으로 자랑했으나 나에게는 오직 악몽이었다. 혈세 낭비에 동참한다는 죄의식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1주일을 통째로 오직 작은 자동차 안에서 고열로 울부짖는 아기와 처박히는 고통,화장실 가는 여유 외에 개인 시간을 단 1초도 갖지 못하고 1주일을 허무하게 지내는 그런 고통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나 자신 그렇게 무력하고 무능하며 무가치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더 큰 고통은 공적인 것이었다. 내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거의 찍지도 못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에 따른 고통이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한 숙식밖에 제공받지 못하고 1주일을 노예처럼 보내며,노예여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아무리 노예라도 공적으로 할 일은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점이 너무나 괴로웠다.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모두 이런 식으로 공을 빙자한 사적인 낭비를 일삼는가? 게다가 사인인 나는 왜 덩달아 공인이 되어 그 짓을 해야 하는가?
더욱 괴로운 것은 사적인 대화나 행태였다. 예컨대 PD는 시골 사람인 나에게 시골 사람을 폄하하며 자신은 절대 시골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식당에 가서는 별안간 먹기 싫다고 하며 다른 고급 식당에 혼자 가서 먹었다. 늘 밤늦게 먹는 저녁은 분위기 좋은 곳을 찾는다고 더 늦어졌다. 겨우 촬영을 하려다가도 별안간 부인이 쇼핑을 해야 한다며 몇 시간 걸려 호텔에 가서 부인과 아픈 아기를 데려왔다. 나는 값싼 호텔에서 자자고 했으나 냉장고가 없다고 비싼 호텔로 옮겼다. 촬영을 하게 해달라고 한 시간 이상 사정을 했다가 사전 허가가 없었으니 약간의 돈을 내야 한다는 말에 PD는 그냥 촬영을 포기했다.
마지막 날 겨우 비행기를 탔을 때 나는 해방감을 느꼈으나 비행기 요금 때문에 다시 괴로웠다. 본래 내가 산 비행기표를 바꾸어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PD와의 연락이 늦어지는 바람에 표를 바꿀 수 없어 혈세로 다시 산 표였기 때문이었다. 표를 바꿀 수 없게 되자 나는 이 촬영을 그만 두자고 말했으나 자신들이 사주겠다고 했다. 바로 그때 그만두어야 했으나,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엄청난 혈세를 낭비했다. 피땀 흘려 그 혈세를 낸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이 글은 부산일보에서 퍼 왔습니다.
저는 박홍규 교수님 수업을 한번도 들은적 없구 얼굴도 한번 본적이 없지만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과연 존경할만한 분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과연 그 피디가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에게 과연 그런 자격이 있을까요....정말 열받습니다 좀 도와주세요..kbs로 부터 사과를 받을수 있게 그리고 우리시대의 얼마남지 않은 양심을 지켜주세요
박홍규(영남대 법학부 교수)
나는 공적으로 일한답시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탓으로 솔직히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6월 말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어느 방송국에서 출연 제의가 왔으나 여행을 이유로 거절했다. 그러자 자기들과 유럽에서 촬영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언제 무엇을 확실히 촬영하는지 연락이 없다시피 했다. 나는 PD와 상의한 대로 사전 답사와 조사를 열심히 했으나,PD가 유럽에 오기 직전 촬영 내용이 바뀌어 허사가 되었다. 나름으로 공적으로 일했으나 별안간 사적인 허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내 돈과 시간을 사용하여 한 것이니 무방하다. 내가 바보같이 촬영을 허락한 탓이니 누구에게 하소연하랴?
PD가 온다는 날 아침 공항에서 그동안 함께 여행한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홀로 밤까지 PD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 밤늦게 연락하니 내일 밤에 온다는 것이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이틀을 그 공허한 공항에서 공적으로 사람을 기다리는 사적인 희생은 너무나 괴로웠다. 늦게 온 이유는 그동안의 잦은 출장으로 공짜 비행기표가 생겨 가족을 데려오려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는 것 등이었다. 마침 당시 독일에서는 공적으로 생긴 공짜 비행기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파면당한 국회의원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진짜 악몽은 PD와 함께 보낸 1주일이었다. 그의 두 살 난 아기가 고열로 아파 호텔로 안내하여 재웠으나 열은 내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2일째엔 늦게 합류한 촬영기사가 끄는 작은 자동차로 함께 병원과 약국을 찾아 하루를 헤매어야 했다. 3일째는 첫 촬영을 하려 했으나 미리 연락을 하지 않은 탓으로 불가능했다. 다시 병원과 약국,그리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아기를 위해 밤늦게 외식과 한식집을 찾아 헤매었다. 그 와중에서도 그들은 촬영과 무관한 관광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모든 비용을 방송국 출장비로 정산하기 위해 영수증을 철저히 챙겼다. 방송국 돈으로 가족 여행을 시켜주는 것을 PD는 노골적으로 자랑했으나 나에게는 오직 악몽이었다. 혈세 낭비에 동참한다는 죄의식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1주일을 통째로 오직 작은 자동차 안에서 고열로 울부짖는 아기와 처박히는 고통,화장실 가는 여유 외에 개인 시간을 단 1초도 갖지 못하고 1주일을 허무하게 지내는 그런 고통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나 자신 그렇게 무력하고 무능하며 무가치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더 큰 고통은 공적인 것이었다. 내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거의 찍지도 못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에 따른 고통이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한 숙식밖에 제공받지 못하고 1주일을 노예처럼 보내며,노예여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아무리 노예라도 공적으로 할 일은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점이 너무나 괴로웠다.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모두 이런 식으로 공을 빙자한 사적인 낭비를 일삼는가? 게다가 사인인 나는 왜 덩달아 공인이 되어 그 짓을 해야 하는가?
더욱 괴로운 것은 사적인 대화나 행태였다. 예컨대 PD는 시골 사람인 나에게 시골 사람을 폄하하며 자신은 절대 시골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식당에 가서는 별안간 먹기 싫다고 하며 다른 고급 식당에 혼자 가서 먹었다. 늘 밤늦게 먹는 저녁은 분위기 좋은 곳을 찾는다고 더 늦어졌다. 겨우 촬영을 하려다가도 별안간 부인이 쇼핑을 해야 한다며 몇 시간 걸려 호텔에 가서 부인과 아픈 아기를 데려왔다. 나는 값싼 호텔에서 자자고 했으나 냉장고가 없다고 비싼 호텔로 옮겼다. 촬영을 하게 해달라고 한 시간 이상 사정을 했다가 사전 허가가 없었으니 약간의 돈을 내야 한다는 말에 PD는 그냥 촬영을 포기했다.
마지막 날 겨우 비행기를 탔을 때 나는 해방감을 느꼈으나 비행기 요금 때문에 다시 괴로웠다. 본래 내가 산 비행기표를 바꾸어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PD와의 연락이 늦어지는 바람에 표를 바꿀 수 없어 혈세로 다시 산 표였기 때문이었다. 표를 바꿀 수 없게 되자 나는 이 촬영을 그만 두자고 말했으나 자신들이 사주겠다고 했다. 바로 그때 그만두어야 했으나,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엄청난 혈세를 낭비했다. 피땀 흘려 그 혈세를 낸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이 글은 부산일보에서 퍼 왔습니다.
저는 박홍규 교수님 수업을 한번도 들은적 없구 얼굴도 한번 본적이 없지만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과연 존경할만한 분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과연 그 피디가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에게 과연 그런 자격이 있을까요....정말 열받습니다 좀 도와주세요..kbs로 부터 사과를 받을수 있게 그리고 우리시대의 얼마남지 않은 양심을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