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기사 TBC 삼성 전경기 중계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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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2 16:41
대구방송(TBC)이 올 시즌부터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인 삼성 라이온즈의 전 경기를 라디오로 중계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모두 내보내는 부산방송에 이어 국내방송으로는 두번째 전 경기 중계다.

야구팬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라디오의 프로야구 전 경기 중계는 기본에 속한다.

TBC가 지역방송으로서 대구에 프랜차이즈를 둔 삼성과 함께 호흡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에도 부산방송과 대구방송처럼 LG와 두산의 전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이 생기면 좋을 텐데 아직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라디오 중계의 꽃은 야구다. 메이저리그는 라디오 중계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첫 라디오 전파를 탄 것은 1921년이다. 1925년에는 시카고의 WMAQ가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지는 커브스의 홈게임을 전부 중계했다. 미국에는 전 경기 중계뿐 아니라 24시간 진행되는 스포츠 토크쇼 방송국이 지역마다 1개 이상 있다. 페어플레이와 감동이 넘치는 야구중계가 시시콜콜한 연예인에 대한 잡담보다는 낫다.

메이저리그는 각 팀이 전담 라디오방송국(Flagship network)을 두고 있다.

물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고 구단에 중계료를 지급한다. TBC가 삼성 구단에 얼마의 중계료를 냈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사정상 TBC 측이 삼성쪽에 중계료를 낸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전 경기를 라디오로 중계하기 때문에 숱한 슈퍼스타 캐스터를 배출했다. 그들도 야구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올라 있다. LA 시민들이 다저스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올해로 다저스 중계 54년째가 되는 빈 스컬리가 있어서다. 팬들은 스컬리의 목소리를 들으면 편안해한다. 다저스 현 멤버를 통틀어 스컬리만큼 다저스를 소상히 아는 사람은 없다. 그는 다저스와 동격이며 살아 있는 전설이다. 영향력도 막강하다.

다저스 방송의 특징은 캐스터가 혼자 한다는 데 있다.

스컬리와 방송인 로스 포터, 선수 출신인 릭 몬데이가 번갈아가면서 해설자 없이 홀로 중계한다. 54년째 중계를 담당하고 있는 스컬리에게는 해설자가 필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 대구방송의 캐스터 해설자가 10년, 20년 계속해서 삼성의 경기를 중계한다면 그들은 삼성의 역사가 된다. 기대가 크다.

문상열전문기자 texa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