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대구란 틀린말

  • 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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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2-16 16:03
‘신(新)대구’는 틀린 말



땅이름 앞에는 동서남북(東西南北)이라는 말 만이 놓여질 수가 있다. 동대구․서대구․남대구․북대구라는 말이 사용될 수있다. “대구시가 넓은 땅인데 어느 쪽인가”라고 물었을 때 “동쪽이다”는 말이 답으로 될 경우 ‘동대구’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 밖에는 어떤 말도 대구라는 땅이름 앞에 놓여질 수가 없게 된다.

2006년 2월 어느날, 병술년 설날 전에 ‘신대구’라는 소리가 KBS 저녁 뉴스 시간에 나왔다. 깜짝 놀랐다. 자막을 보니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개통’이었다. ‘동대구--부산 고속도로’라고 말해야 될 것을 어떤 사람이 실수한 것이로구나 했다. 저런 실수를 하다니, 라는 말을 했다.

대구라는 땅이름 앞에는 동서남북이라는 방향 좌표만이 놓일 뿐인데, 신대구라는 것은 틀린 말이다. ‘신’이라는 것은 ‘新’이라는 차이나 글자를 소리로 낸 것이다. 뜻으로는 ‘새로운 것’으로 된다. 新이라는 글자 뒤에 올 수 있는 글자는 ‘곡(穀)’․‘품(品)’이라는 물건으로 된다. 오늘에 新이 내일이면 구(舊)로 되기에 사용할 시간이 아주 짧게 되는 것이 新이다. 그리하여 곧장 버리게 된다. 신대구라고 표기하면 ‘신(呻)대구’로 될 수가 있다. ‘呻대구’는 ‘괴로워서 끙끙거리는 대구’로 된다. 그렇게 되면 그 대구는 통대구로 된다.
나라이름 ‘신라(新羅)’에 대하여 풀이하리다. 신라사람 최치원이 나라이름 신라는 인도 땅 이름인 ‘시라’를 따온 것이라고 하고는 ‘시라(尸羅)’라고 표기했다. 최고운이 지은 ‘신라가야산 해인사 결계장기(結界場記)’라는 글에 그것이 밝혀져 있다. 석가모니가 법을 일으킨 곳이 인도땅 시라바스티였다고 한다. 나라이름에 新이 앞에 놓였다고 우겨댈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미리 말해 두는 것이다.

新이라는 글자가 뒤로 가면 혁신(革新)이라는 멋진 말이 있게 된다. 혁신이라는 말은 생기가 일어난다. 잘못된 것을 고쳐서 새롭게 하는 것이 혁신이다. 날로 새롭게 하는 것이 ‘일신(日新)’으로 된다. ‘우일신(又日新)’이 있게 되어 ‘일일신(日日新)’이라는 말이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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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에 살고 있는 어떤 이가 나를 보고 말하기를 “‘대구 부산 고속도로에 新 도로다’라는 뜻으로 말한다는 것이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라고 오발(誤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시청 교통과에서 올린 그 이름에 대구시장이 챙기지 못하고 그대로 결재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신대구라는 그 바보말이 풀리어지는 것이었다. “대구시민에게 재난이 오지 않도록 멋진 이름을 하나 지어주셔이소”라고 말하기에 내가 “‘대구부산 지름길 고속도로’라고 지었다”라고 말했더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그렇게 하니 숨통이 탁 트이는 것으로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말이 틀리면 온갖 것이 뒤틀리게 된다. 길 이름이 틀리면 재난이 따른다.

대구시민 여러분. 신대구라는 말을 사용하면 대구시민이 해롭게 됩니다. 신 자를 앞에 놓고서 망하지 아니한 것이 없습니다. ‘新마산’이 없어졌습니다. 新을 앞에 두어서 망한 것이 많습니다. 발표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新을 앞에 두고 사용해야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신문’이라고 했을 때 그 新으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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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라는 땅이름 앞에는 동서남북 만이 놓여질 수 있습니다.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대구시에 재난이 오기 전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대구부산 지름길 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길 이름에 작대기-- 기호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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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홈페이지에 선(宣)씨라는 사람이 지은 글에 ‘사돈끼리는 항렬이 높은 쪽이 항렬이 낮은 쪽을 보고…’라는 글이 실리어 있고, 또 ‘처남의 아내를 처수(妻嫂)라고 부른다’는 글이 실리어 있다고 한다. 어떤 지사(志士)가 선씨가 지은 글을 읽고 분격했다고 한다. 지사가 “‘항렬’이라는 것은 일가(一家) 용어이고, 종중(宗中) 용어이다”라고 가르쳐 주었고, “‘수(嫂)’라는 글자는 형의 아내를 일컽는 글자이다”라고 가르쳐 주고 난 뒤 “처남(妻娚)이 형이 아니기에 嫂라는 글자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또 “‘처(妻)’가 녀자이고, ‘수(嫂)’가 녀자인데, 녀자+녀자는 처형(妻兄) 처제(妻弟)가 있을 뿐이다”라고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끝으로 “처남의 아내는 ‘처남+댁’으로 불러야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듣고 보니 선씨는 엄청나게 틀린 것을 글로 지어서 홈페이지에 올렸던 것이었다. 그 잘못을 지사가 바르게 가르쳐 준 것이다. 지사가 아니었더라면 나라말에 큰일 날 뻔 했다.

성균관 홈페이지에 올려진 선씨 글을 보고 초등학교 도덕교과서 집필자들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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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홈페이지에 글을 지어 발표하는 그 선씨가 자신의 잘못을 가르쳐 준 그 지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한다. 사람이 무식하게 되면 “좋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고마웠습니다”라는 말을 할 줄 모른다. 이런 경우 군자는 일어나서 절을 하게 된다. 고맙다고 하는 절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고마움을 모른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무식쟁이로 된다. 교육부는 바르게 가르쳐 준 그 지사(志士)에게 공로상을 주어야 한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