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지적입니다.

  • 류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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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08 15:14
옳은 지적입니다.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는 취지는 의료서비스를 산업으로 육성해서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로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더 많이 또는 더 비싼 의료를 소비하게 한다는 뜻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국민의 건강향상이나 편익을 위해 이래야 한다면 백번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어떤 잣대로 보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이용이 부족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게다가 첨단 의료장비의 세계적인 전시장이라는 소리도 있듯 싸구려 의료는 커녕 과잉 서비스를 걱정할 지경이고 보면, 산업을 키워 봐야 국민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을 빼고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없다고 봅니다. 싱가포르처럼 의료서비스의 수입을 대체하거나 수출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이 역시 실상이 부풀려져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대통령이나 정부부처의 핵심적인 정책의제가 될 만큼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를 촉진한다거나 고용증대 효과가 있다는 것도 근거가 빈약한 주장에 그칠 뿐,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요한 이유로는 충분치 못하다고 봅니다. 민간 의료보험을 활성화하자는 것도, 정책목표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이 여전히 부실한 마당에 정부가 앞장서 민간보험을 확대하는 것이 과연 어떤 정당성이 있는지?. 금융당국이나 정부부처가 보험산업의 육성이나 국민들의 의료비 마련을 위한 노력에 마냥 무심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이것이 국민의 기본적인 건강보호보다 더 중요한 정책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또 정말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걱정한다면 건강보험의 보장수준을 높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다. 국가의 재정운용을 다루는 경제부처들은 민간보험을 확대하여 건강보험에 들어가는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부 재정이 더 튼튼해지는 반면 개인이나 기업이 그 부담을 대신 지는 것이라면 누구를 위한 재정건실화란 말입니까?. 결국 민간보험 활성화 대신 건강보험을 더 튼튼하게 하고, 상업적 의료서비스 육성이 아닌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진정한 의료개혁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이 대안이 국민의 건강과 경제에 모두 이롭기 때문입니다.(서울신문 시론;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