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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생명4]몸만 빠져나와 소화전 없어 몽땅 탔다
서은진 기자 사진
서은진 기자 (youtbc@tbc.co.kr)
2025년 01월 14일 2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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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BC 창사 30주년 연중 기획 '안전이 생명이다' 순서입니다.

오늘은 경북의 열악한 소방 실태를 점검합니다.

최근 영천 한 전원주택에서 불이 나 집과 살림살이가 몽땅 불에 타고 노부부는 몸만 빠져나왔는데요.

동네에 소화전이 없어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은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용차 블랙박스 영상]
을사년 새해가 몇 시간 남지 않은 지난달 31일,

나무로 지은 전원주택이 시뻘건 불길에 싸여 활활 타오릅니다.

문 앞에 세워둔 승용차도 옮겨야 하는 급박한 상황,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노부부의 보금자리는 고스란히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영천 전원주택 화재 피해자]
"정말 양말 하나 얻어서 쓰는 상황인데...정말 집에서 가져 나와야 할 것도 못 가져 나오고... 집사람은 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리 뒤져봐도 밥그릇도 하나 없으니까..."

불이 난 곳은 산과 인접한 시골 동네로, 좁은 골목길에 소형 소방차만 올라올 수 있어 피해가 컸습니다.

당시 출동한 소형 소방차 2대에 실린 물은 4천5백 리터, 불과 3~4분 정도 물을 뿌릴 수 있는 양으로 화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소방용수가 떨어지자 1km 떨어진 국도변 소화전과 연결해 중개 급수를 시도했지만 시간만 계속 흐를 뿐이었습니다.

동네에 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아 제때 소방용수가 공급되지 않은 겁니다.

[안준현 / 영천소방서 신녕119안전센터장]
"소화전만 있으면 소형 소방차가 가면 (소방용수 용량이) 1천5백 리터라 2~3분밖에 못 쓰지만 소화전에 연결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깐..."

여기에다 불이 난 영천시 청통면의 경우 소방서 2곳이 넓은 지역을 담당하다 보니 소방차 도착 시간도 화재 진압 골든타임인 7분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CG 트랜스]
이는 관할 면적이 넓은 경북 지역 모두 사정이 비슷한데 도내 소방차 출동 거리는 5.18km로 전국에서 가장 길고, 7분 도착률은 48.2%로 전국 최저 수준입니다.

가뜩이나 넓은 지역에 소방서도 적은데 읍면 소재지와 떨어진 시골 마을에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소방 인프라가 열악한 경북 구석구석이 화재 대응의 사각지대인 상황에서 주민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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