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액의 혈세가 들어간 대구 지역 기업지원기관의 실험장비 상당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파 장비 구축에 50억 원 넘게 쓴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한 해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티타임, 정진명 기잡니다.
[기자]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연구실,
스티로폼으로 둘러싸인 챔버 안에서
전자파를 측정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TR]EMC로 불리는 전자파 적합성 시험은
장비나 시스템에 의한 전자기적 교란을 측정하는 것으로 출시되는 모든 무선 및 통신제품들은 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챔버를 만드는데 많게는 수십억 원이 들다 보니,
주로 정부 지원기관들이 이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김성엽 / 대전 유성구]
"대전 근처 세종에도 있는데요. 예전부터 해오던 데고 신뢰도가 높아서 이쪽으로 직접 오고 있습니다."
시험 대상의 주파수 영역대가 저마다 달라
각 기관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는데,
EMC 운영 기술에 따라서도 운영률이 천차만별입니다.
[서현욱/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
"저희 연구원은 주로 방산 쪽 분야로 특화돼 있고요. 올해 12월 말까지 예약이 (모두)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대구 지역에서 EMC를 운영하는 기업지원기관은 모두 4곳,
[CG]TBC가 입수한 이들 기관들의 EMC 운영 현황에
따르면 4곳 중 3곳이 한 해 시험 수수료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만큼 찾는 이가 없다는 얘깁니다.
특히, 챔버를 세 기나 갖춘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지난해 시험 수수료 수입이 1억 원에 불과했는데, 장비 유지보수에만 1억 5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OUT]
[스탠딩]
"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에게 특화된 EMC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지난 2014년부터 2년 동안 장비 구축에만 50억 원이 넘는 돈을 썼습니다."
이에 대해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측은
시험검사와 성적서 발급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까지 포함하면 수수료가 1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EMC 가동률은 고작
22.7%에 불과했습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관계자]
"전자파 챔버 같은 경우에는 기업들이 의료기기를 얼마만큼 개발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부분들이 있어가지고요. 기업의 수요에 따라 좀 영향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수십억 원 혈세로 구축한 고가의 장비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실험실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김도윤, CG:최성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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