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을이 가을 같지 않다, 이런 푸념이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역대 가장 더웠던 이번 추석을 빗대 가을 '추' 대신 여름 '하'를 쓴 '하석'이란 말도 등장했습니다.
수확을 앞둔 농가에도 늦더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가을 폭염의 원인과 전망을 박가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수확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단감 농가.
그늘 하나 없는 밭 위로 한여름 못지않은 태양이 작열합니다.
뜨거운 햇볕을 못 견뎌 누렇게 변한 감들,
불도장에 찍힌 듯 시커멓게 타버린 것도 있습니다.
[스탠딩]
이렇게 화상을 입은 단감을 만져보면 햇빛을 한껏 받아 뜨겁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이 밭에 있는 나무 대다수가 이렇게 폭염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군태/단감 재배 농민(현풍읍 지2리)]
"3분의 1 정도는 작습니다. 왜 그렇냐하면 너무 더워서 지금 이게 과일이 햇볕에 익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니까. 이건 뭐 상품도 안 되고, 1박스에 40~60개 이렇게 들어가 버리면 돈이 안 되거든."
상주의 포도 주산지에선 이미 지난달 출하했어야 할 포도가 익지 않아, 농민들이 손을 놓고있는 실정입니다.
[조성민/상주시 팔음산 포도 재배 농민]
"공판장으로 올리는데 보통 저희 지역에선 하루에 7만 짝에서 8만 짝 정도 올라갑니다, 3kg가. 근데 지금은 한 7천 짝? 금년 쫄쫄 굶고 내년에도 농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의문이죠."
늦더위로 인한 농가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9월 폭염은 그야말로 역대급입니다.
역대 가장 더웠던 추석인 지난 17일,
[TR]대구경북의 평균 최고기온은
34도를 기록했습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추석 당일 평균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오늘(19일) 오후까지 대구경북 전역에 내려졌던 폭염경보와 주의보는 가장 늦은 폭염특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9월 16일부터 다음 날까지 대구와 경북 4개 시군에 발효됐던 폭염주의보였습니다.
늦더위 원인으로 지목된 건 태풍입니다.
덥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로 올려보내면서 때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는 설명입니다.
[이윤정/대구기상청 예보관]
"우리나라 남쪽 먼 해상에 태풍과 열대 저압부가 위치하면서 우리나라로 뜨거운 열기가 유입돼 무더운 날씨가 나타났습니다."
대구기상청은 내일(20일)부터 주말 사이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다음주부턴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 (영상취재 김남용/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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