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단지가 밀집한 대구 달성군에서는 해마다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전문연구팀이 달성군 주요 산단 인근 주택가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고농도로 검출됐습니다.
벤젠은 혈액암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독성 물질입니다.
서은진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자동차와 기계 부품 같은 대구 뿌리산업이 포진한 대구 달성군입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달성1, 2차 그리고 국가산단 등이 낙동강을 따라 논공, 현풍, 구지 지역에 들어서 있습니다.
산단이 밀집해 있다 보니 인접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서 악취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데 재작년 90여 건이 제기됐습니다.
악취 민원은 대기 확산이 적은 밤이나 새벽, 흐린 날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테크노폴리스 인근 주민]
"내가 밤에 일하고 새벽에 들어오거든요. 그때 가끔 느낄 때 있습니다. 쿰쿰하게 뭐..."
악취 민원이 잇따르자, 대구시의회가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연구팀은 달성 주요 산단 주변 주택가 4개 지점을 선정해 지난해 10월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오후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시간대별로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했습니다.
그런데 1급 발암물질 '벤젠'이 고농도로 검출됐고 특정 시간대에는 연평균 대기환경 기준인 세제곱미터당 5마이크로그램을 넘기도 했습니다.
[CG-IN] 먼저 제지공장 등이 있는 테크노폴리스 지점은 A 아파트와 대구과학관으로, 오전과 오후 5마이크로그램을 넘었고,
달성2차와 국가산단 주변인 낙동강물환경연구소에서는 오후부터 자정까지,
그리고 달성1차산단 인근의 논공읍 공단출장소에서는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최고 7마이크로그램을 넘는 벤젠이 측정됐습니다.
[CG-OUT]
일반 주택가 벤젠 농도가 1마이크로그램을 넘지 않는 걸 감안하면 달성 주요 산단 주변에서 이례적으로 높게 검출된 겁니다.
[양원호 / 대구가톨릭대 보건안전학과 교수(책임 연구원)]
"공장 옆에서 잰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고 있는 그런 아파트 근처에서 잰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호흡하는 공기에 단순히 악취뿐만 아니라 유해 물질이 들어가 있다. 이건 분명히 달성군이나 시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트랜스] 벤젠은 무색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액체로 휘발성이 커 호흡기로 노출되고 혈액암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산업계 독성 물질입니다.
[양원호 / 대구가톨릭대 보건안전학과 교수(책임 연구원)]
"벤젠은 거의 금지 물질에 가깝습니다. 이런 농도에서 앞으로 30년 이상 산다고 하면 그렇게 되면 암 발생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달성군 주요 산단에서 고농도 벤젠이 배출되고 산단 주변으로 확산하는 게 확인됐다며 배출원 추적 조사와 주민 건강 영향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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