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을 앞두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같은 당 소속 시도지사가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립 속에 신공항과 행정통합 같은 지역 미래를 좌우할 대형 현안들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격한 감정 대립 양상까지 치닫는 형국인데
역대 대구.경북의 어떤 시도지사에게도 볼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이종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경북신공항 입지는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명시돼 있고 법 개정 없이 이를 바꾸는 건 왕조시대에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의 어제 이같은 지적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다시 맞받았습니다.
홍 시장은 특별법에 의해 군위 소보와 의성 비안이 입지로 결정된 게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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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공동 신청한 두 자치단체 중 한 곳이 유치 신청을 철회하면 차순위 신청지가 자동 결정되고, 기존 장소에 관한 조항은 사문화돼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순위 신청지는 군위 우보를 말하는데
홍 시장은 신공항 입지를 우보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차순위 신청지가
자동 결정된다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 해석이라고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어제 이철우 지사가 입지 변경은 시도민의
새로운 합의와 국방부 협의, 국회 협조를 거쳐야 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홍 시장이 떼법이라고 주장한 의성 화물터미널 입지와 관련해서도 이 지사는 대구시와 무관하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철우/경북지사]
"복수 터미널 입지 문제는 국토부와 의성군이 당사자이지, 대구시장이 길길이 화를 낼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서 2030년 개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구시는 공항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즉 SPC 구성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SPC 방식으로 사업을 하면 이자가 14조 8천억 원에 이른다는 용역 결과가
최근에 나와 대구시에 가장 이익이 되는 다른 방안을 찾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놓고도 대구시의 실무협의 불참으로 어제 회의가 파행되는 등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역 미래가 달린 중대 현안을 놓고 상생과 협치 대신 유례없는 공방을 벌이는 시도지사를 보며 추석 밥상에 모인 시도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탄식과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TBC 이종웅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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