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요구가
대구 도심에 넘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위기 때마다 의지해온
'보수의 성지' 서문시장도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굳건해 보이던 TK의 콘크리트 지지층도
곳곳에서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2022년 3월]
"이 서문시장에서 기 받고 가렵니다,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정치적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불렀던 대구 서문시장.
대선을 하루 앞둔 마지막 유세 장소로,
취임 이후에도 대구를 찾을 때마다 윤 대통령은 서문시장을 찾아 견고한 지지세를 과시했습니다.
<화면 전환>
그러나 충격적인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보수 성향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적 고향이란 자긍심 대신 상인들 표정에는 분노와 자괴감이 묻어납니다.
[서문시장 상인]
"문제는 국민이 잘못 찍어줬다는 거죠, 국회의원이고 대통령이고.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유세 당시 대통령을 직접 만났던 지지자들도,
친보수 성향을 자처하는 터줏대감들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선 비판의 날을 세웁니다.
[서문시장 상인]
"대구라서 조심스럽게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분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 기반으로 간주되는 데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서문시장 상인]
"확고한 사람은 아직도 확고하고 그런 분위기이고... 젊은 사람들은 시장에 (유세하러) 오는 것도 싫어해요. 솔직히. 툭하면 서문시장, 이러니까 좀 싫어합니다."
여전히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도
탄핵을 피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장기수/서문시장 상인]
"윤 대통령은 손발 묶여서 끝난 거예요. 방법이 없으니 퇴진해야 돼요. 이젠 힘이 없으니..."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지도는 16%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텃밭이나 다름없는 대구의 국민의힘 당사에는
종일 여당을 비난하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쇄도했습니다.
위기 때마다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콘크리트 지지층이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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