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간 만에 주불 진화...뜬눈으로 지샌 시민들

정진명 기자 (light@tbc.co.kr)

2025년 04월 29일 21:11:29

[앵커]
대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23시간 만에 가까스로 꺼졌습니다.

밤사이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민가를 위협하면서 주민들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는데요.

헬기까지 동원한 야간진화 작업이 거센 불길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첫 소식, 정진명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어둠이 깔린 대구 함지산.

진화헬기가 공중에서 연신 물을 들이 붓습니다.

야간에도 운용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입니다.

코앞까지 들이닥친 시뻘건 불길을 바라보며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씽크 "서변동 쪽에서 지금 칠곡 3지구 쪽으로 불이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네요. 이쪽 칠곡 쪽에는 산기슭에 다세대 주택들이 많아서 불이 넘어오게 되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삽시간에 번진 불길이 민가를 위협하면서 한때 주민 2천 명이 긴급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차순이 / 대구시 노곡동 " 지금도 (집에) 가고 싶지. 근데 지금은 아직 불이 밤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일 아침에는 진짜 안 붙고 불 안 붙고 평온하게 갔으면 너무 좋겠어요."]

주불은 산불 발생 23시간 만인 오늘(29일) 오후 1시쯤 가까스로 잡혔습니다.

수리온 헬기 2대가 야간 진화 작업에 동시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기/대구시 행정부시장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를 투입하여 열화상 드론을 통한 화선 관측과 연계해 산불 지연제를 집중 투하하면서 민가로의 확산을 막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260헥타르, 축구장 364개 크기입니다.

[스탠딩 "산불이 지나간 곳은 잿더미로 변했고, 인근 마을은 연기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시와 산림당국은 자연 발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정확한 산불 원인 규명을 위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경북 산불이 발생한 지 한달만에 또다시 대구 도심이 희뿌연 연기에 휩싸이면서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김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