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대구 범어천에서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달이 서식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금호강과 신천에서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심 출몰이 늘고 있는 수달 보호 대책이 절실합니다. 김도윤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대구 수성구 TBC 앞을 흐르는 범어천입니다.
물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생물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천연기념물 수달입니다.
잠시 뒤 얼굴을 물 밖으로 드러내더니,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물과 바위 사이를 오갑니다.
지난 2016년 도심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이후 범어천에서 수달이 발견된 건 처음입니다.
[김명자 / 대구시 지산동]
"크기는 한 50cm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 고개를 쏙 내미니까 (얼굴에) 수염하고 이런 게 눈도 땡글땡글하고, 고개를 쏙 내밀었다가 쏙 들어가고 물 속으로 막 헤엄쳐서 오리 있는 쪽으로 가는 거예요."
최근 도심 산책로에 수달이 자주 나타나자
시민들은 놀라움과 함께 반가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권구수 / 대구시 황금동]
"처음에는 깜짝 놀랐죠. 퍼뜩 생각이 안 나죠.
수달인가.무슨 괴물이 다니나 싶었는데 딱 생각하니까 수달이더라고요. 하천이 살아있다는 증거 아닙니까. 수달이 올라올 정도 같으면. 전 보다 물도 많이 좋아졌거든요."
지난 2018년 대구시 조사 결과,
금호강과 신천 일대에 최소 20여 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달은 영역 동물로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 품을 떠나 독립하는데, 최근 개체수가 늘어나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어천에는 수달 외에도 갓 부화한 새끼 오리와 해오라기 등 여러 종류의 새들이 깃들고
물여뀌와 원추리 등 수생 식물들이 자리를 잡아
완전한 생태천으로 변모했습니다.
[박희천 / 경북대 명예교수(생물학) ]
"시민들이 수달을 아껴주시고 수달이 옆에 있을
때 놀라게 하거나 애완동물하고 싸우지 않도록
보호활동을 해주시면 우리 옆에서 더 많은 수달
이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수달의 서식 영역이 도심까지 확대되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범어네거리에서 수달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죽었고, 2020년에도 수달 한 마리가
범어천 인근 두산오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했습니다.
[스탠딩]
대구시는 도심 속 수달 출현 빈도가 높아지면서
내년까지 수달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TBC 김도윤입니다. (영상취재: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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